|
◆ 김모씨 주장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를 대신해 다른 의사가 환자에게 부목 처치를 하곤 했다. 바빠서 가운 입을 새도 없이 근무하는 경우도 많았다. 환자들이 방사선사라고 오해해서 건보공단 직원에게 잘못 진술한 것이다.”
◆ 한모씨 주장
“간호조무사가 의사인 나 대신 핀셋으로 산모의 양막을 파열해 문제가 된 것은 맞다. 하지만 환자가 앙심을 품고 태아 성별 알려준 것 등을 문제 삼아 형사 처벌과 의사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다. 법도 바뀌었는데 7개월 15일은 지나치게 가혹하다.”
법원이 무자격자가 의료 행위를 하도록 방조한 의사 2명을 엄벌에 처했다. 의사 김씨는 요양급여비용을 반납하게 됐고, 한씨는 당분간 진료실을 떠나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는 최근 D정형외과의원 공동 원장 김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급여비용 환수고지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공단은 현지조사 과정에서 무자격자가 6개월 동안 환자 12명에게 부목 처치를 한 사실을 적발, 요양급여 환수 결정을 통보했다.
김씨는 건강보험분쟁조정위원회에서도 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법원에 호소했지만 패했다.
재판부는 “다른 의사 1인이 주로 처치실에 근무하면서 직접 부목을 설치했다거나 간호사들이 의사 지시 하에 붕대를 감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진술이 착오나 강제로 이뤄진 것이라고 볼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기 때문에 공단의 환수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앞서 행정법원 12부도 보건복지부가 C하나산부인과 소속 의사 한모씨의 면허 자격을 정지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한씨는 지난 2007년 산모 조모씨에게 태아 성별을 알려줘 의료법 위반으로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또 같은 해 4월 간호조무사에게 조씨의 양막을 핀셋으로 파열하게 해 벌금 200만을 선고받았다.
복지부는 지난해 9월 한씨에게 7개월 15일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한씨는 7년이나 지나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008년 태아 성별 고지를 금지한 구 의료법을 헌법불합치로 결정했다는 점을 들어 가혹한 처벌이라고 주장했다.
현행 의료법은 임신 32주가 지난 태아의 성별은 알려줄 수 있게 하고 있다. 위반 시 자격정지 기간도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었다.
재판부는 “의사가 태아 성별을 알려주고 무자격자가 의료 행위를 하도록 한 것은 위법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며 “자격정지 3개월로 완화됐지만 세부규칙에 따르면 개정법 시행 전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종전 규정을 따른다고 명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지부는 11월 사건처분에 대한 의견 제출을 안내한 뒤 지난해 자격정지 처분을 했다”며 “원고는 처분이 내려질 것을 이미 알았고, 단지 7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처분이 없으리라 믿었다는 것은 처분을 취소해야 하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