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소득층 환자 후원금 수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서울대학교병원 전(前) 직원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어린 아들을 양육해야 하는 개인 사정과 피해액의 상당 부분을 갚았다는 점이 참작된 결과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1부(부장판사 서태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오모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오씨는 서울대병원 함춘후원회의 회계 담당으로 근무하면서 후원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는 등 7억37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횡령한 돈은 대부분 생활비와 사업자금, 빚을 갚은데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오씨는 병원 내부 감사가 시작되자 1억원을 갚은 후 도주한 뒤 동생 이름으로 병원 치료를 받는 등 5년 동안 도피 생활을 하다가 체포됐다.
1심 재판부는 "범행이 종료된 후 6년이 지났지만 아직 피해액의 절반 가량이 회복되지 않았고, 5년간 도피생활을 하다가 체포됐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원심을 깨고 집행유예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장기간에 걸쳐 범행이 반복적으로 이뤄졌고 피해 금액이 크다"며 "횡령한 돈을 개인적 용도로 대부분 소비했고 병원의 내부감사가 시작되자 도주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범행 직후 1억원 가량을 갚았고 피해액 중 상당 부분이 회복됐다"며 "또한 재판 과정에서 출산한 어린 아들을 양육해야 하는 형편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결정했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