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바 사무장병원에 폐쇄 명령을 내린 보건소장이 소송에서 졌다. 무자격자의 의료기관 개설은 의료법이 규정하고 있는 폐쇄 처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게 법원의 판단이다.
하지만 최근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앞으로 이러한 취지의 판결이 나오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서울행정법원 제12부(부장판사 이승한)는 S병원 박 모 원장이 서울시 강북구 보건소장을 상대로 제기한 의료기관 폐쇄명령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박 원장은 지난 2011년 산부인과 전문의 손모씨로부터 S병원을 인수하고 개설자 변경 신고를 했다.
강북구 보건소장은 경찰로부터 박 원장이 의사 명의를 대여해 사무장병원을 개설했다는 수사결과를 통보받고 지난 5월 S병원에 폐쇄 처분을 했다.
하지만 박 원장은 해당 처분이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무효를 주장했다. 의료기관 개설 허가 취소 사유를 규정한 의료법 제64조 제1항에 사무장병원 개설을 금한 제33조 2항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논리다.
법원은 박 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당국이 처분의 근거로 제시한 ‘자격이 없는 자의 의료기관 개설’ 내용은 제64조 제1항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근거 없이 이뤄진 처분은 위법하고 그 하자가 명백해 당연 무효”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료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면서 복지부장관과 지자체장이 사무장병원에 허가를 취소하거나 폐쇄를 명령할 수 있게 됐다.
제64조 제1항 제5호의 2에 ‘제33조 제2항에 위반해 의료기관을 개설한 때’가 신설됐기 때문이다.
법적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폐쇄 명령을 내림으로써 사무장병원이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는 행태를 막으려는 행정 당국의 조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공단 법무지원실 김준래 변호사(선임전문연구위원)는 “당국이 사무장병원에 폐쇄명령을 내리는 것은 요양급여를 부당하게 지급받을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법률 개정으로 제33조 2항이 폐쇄 사유에 별도로 추가되면서 근거 규정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