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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안전을 최우선가치로 두는 정책 기조에 힘입어 마취통증의학과가 인기과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학회가 위상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묘안’을 내놨다.
마취실명제와 마취시행 인력에 따른 가산제 도입을 추진해서 환자 안전을 담보하는 동시에 마취과 전문의의 자존심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데일리메디는 최근 3:1의 경쟁률을 뚫고 제20대 이사장으로 선출된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이일옥 교수[사진]를 만나 마취통증의학과 발전을 위한 청사진에 대해 들어봤다.
마취통증의학과 선호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1년도 92.9%에 그쳤던 전공의 확보율은 2014년부터 100%를 넘어 2015년 110.5%, 그리고 2016년에는 122%를 기록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의원급 의료기관 수도 인기를 방증한다.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4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마취통증의학과의원은 지난 2010년 692개에서 2014년 863개로 171개가 늘었다.
이일옥 이사장은 “근래 전공의 확보율이 갑자기 높아진 이유는 과의 비전이 좋아진 영향도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내과 인기가 떨어진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며 “과 발전과 우수한 전공의 유입 여부는 결국 수가 보상체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실제 마취통증의학과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확대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 심의위원회는 지난 8월 수면마취를 위한 MAC마취(monitored anesthetic care. 감시 하 수면전신마취) 수가를 신설했다.
포괄수가제(DRG)에 묶여있던 전문의 초빙료도 올해 1월부터 별도로 보상돼 전문의가 마취할수록 병원에 손해였던 기형적 구조도 해결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프로포폴 마취 시 환자가 깨어날 때까지 의료진이 활력징후를 모니터링하는 가이드라인도 마련 중이다.
문제는 환자에게 안전하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취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덕경 교수팀이 지난 5년 간 마취관련 의료분쟁 105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환자 105명 중 82명(78.1%)가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 해 평균 16명이 마취 사고로 사망하고 있는 셈이다.
마취통증의학회가 지난 2011년부터 줄곧 마취 실명제와 전문의 마취 시 차등수가 적용을 피력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일옥 이사장은 “미국은 환자에게 본인이 마취과전문의인지 마취전문간호사인지를 반드시 알리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전문의가 하는지 전공의가 하는지 알 길이 없다”면서 “실명제가 실시되지 않으니 불법이 자행되고 마취 적정성 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전문의 인력을 확충해야 하는 병원으로서는 보상기전이 없을 경우 실명제 도입을 반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일옥 이사장은 “전문의가 마취를 시행 할 때 수가를 별도로 가산해 지급하면 해결 가능하다”며 “실명제와 차등수가제가 동시에 추진돼 시너지를 낸다면 환자 안전 제고, 평의사회의 반발을 해소, 마취과전문의 위상 강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물론 실명제와, 이에 따른 가산차등수가제의 경우 타 과의 합의를 이끌어 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마취 질 향상과 환자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만큼 임기 내 역점을 두고 추진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전공의 교육·수련 질 표준화 추진, 전공의 기록부 전산화 첫 걸음”
이일옥 이사장은 전공의 교육 ·수련 질 평가 시스템이 개선돼야 우수한 전문 인력이 배출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공의 기록부를 모두 전산화해 보다 정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다. 지도 전문의 수, 병원 상황에 따라 교육 ·수련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데 수기로 작성된 기록부를 토대로 한 현행 평가 시스템으로는 최소한의 수련 지침을 준수하는 지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수련 ·질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각 전공의가 4년 동안 작성한 모든 마취 기록을 실사해야 하는데 제한된 인력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전국의 모든 기록을 EMR로 전산화하면 코드, 환자, 전공의, 의사 면허 별로 통계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수련 질을 표준화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문의라면 반드시 할 줄 알아야 하는 마취, 통증, 중환자의학에 관한 4~5가지 시뮬레이션 교육을 반드시 이수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일옥 이사장은 “전공의 수련 내실화 작업을 학회 차원에서 추진하기 위해서는 모든 수련병원 주임 교수들의 동의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며 “전공의 감축과 지도전문의 문제가 결부된 사안인 만큼 한분 한분 만나 논의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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