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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보건의료 최전선에 왔다. 내부에 와서 보니 너무나 취약했다. 한때 아시아 최고 병원이 무관심 속에 방치됐다. 그럼에도 지난 1년 간 힘을 합하면 못할 일이 없다는 가능성을 봤다. 공공보건의료 한가운데서 대한민국을 지켰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안명옥 국립중앙의료원(이하 NMC) 원장이 지난 22일 스칸디아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안명옥 원장이 이끄는 지난 1년 간 NMC는 ‘공공의료를 선도하는 국가중앙병원’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고민한 시기였다. 외부적 요인은 단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중후근) 사태였다. 지난 5월 20일 국내 첫 메르스 확진환자 발생 이후 환자 진료에 투입됐던 NMC는 6월 4일 메르스중앙거점의료기관으로 지정, 기관 전체를 메르스 환자 치료·관리 및 병상 확보 등 메르스 전담체제로 전환했다. 7월 20일 NMC 기능이 정상화된 후 지금까지 확진환자 30명, 의심환자 33명 등 총 63명을 원내 의료진 및 직원 감염 없이 진료했다. 이후 각종 교육 자료와 백서를 발표하는 등 감염병 대응에 있어 명실상부한 ‘중앙거점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신종플루, 에볼라, 사스 등 민간의료기관이 기피하는 각종 감염병 진료를 도맡아왔고, 그에 대비한 훈련이 꾸준히 이뤄져 왔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안 원장은 “메르스 극복기는 공공보건의료의 위상을 제고하게 된 계기였다”며 “우리 모두가 생명을 헌신하며 협업했다. 인상적이고 자랑스럽다”며 그간의 소회를 전했다. NMC 생존 아닌 공공보건의료 사업에 집중 NMC 법인화 이후 세 번째 수장인 안 원장은 시작부터 남다른 행보를 보였다. ‘외부 인사’였던 그는 NMC를 파악해가며 장악력을 높였고, 취임 100일째인 지난 3월 31일, 10대 중점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세부 사업만도 40개에 달했다. ▲미충족 필수 공공의료 서비스 확대 강화 ▲인적자원의 역량 강화 및 자발적 혁신 문화 조성 ▲공공보건의료 네트워크 구축 ▲지역사회(Community) 보건의료사업 강화 ▲소외 계층 보건의료 및 건강증진 사업 확대 ▲통일 보건의료 준비 ▲국제 보건의료에서 역할 강화 ▲공공보건의료 인력 양성 추진 ▲현장중심의 공공보건의료 모델 구축 ▲원지동 시대, 최첨단 공공의료의 랜드마크 병원 설립이 중점 추진 과제다. 공통적으로 안 원장이 취임하며 천명했던 공공보건의료의 시스템 구축에 방점이 찍혀 있다. 안 원장 취임 이후 첫 추진 사업은 15병상의 호스피스 병동 운영이었다. 법인화 이후 1대 원장이었던 박재갑 원장이 당시 공무원에서 민간 조직으로의 개혁과 경영 혁신, 윤여규 원장 당시 재정적 자립 등 의료원 생존을 중심에 뒀던 경영 방식과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안 원장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세부 사업 진행 성과와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메르스 사태 등으로 몇 개월간은 해당 사업들을 진행할 수 없었음에도 꽤 많은 일을 했다”는 게 안 원장의 평가다. 발표했을 당시만 해도 해당 사업들이 공공사업에 치중돼 있어 병원 경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매년 반복되는 적자에 대한 해결 방법을 찾는 것 역시 원장의 핵심적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그 방법 역시 공공적 접근을 시도했다.
물론 국가로부터 공공보건의료 사업 추진을 위한 운영비를 확보하는 현실적 해법은 별개의 문제다. 그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또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총액예산제’를 조심스럽게 꺼내들었다. 총액예산제는 NMC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계약을 맺어 총예산을 결정하는 구조다. 계약 조건은 감염병 관리 등 각종 공공의료사업 이행이다. 사업 평가를 통해 매년 예산 총액을 결정한다. NMC 재정 운영의 패러다임을 현행 진료량에서 공공의료사업의 질 관리로 전환하는 것이다. 안 원장은 “적어도 NMC는 총액예산제가 도입됐으면 좋겠다. NMC에 총예산을 주고 사업을 잘 진행했을 경우 또 다시 우리에게 투자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공공보건의료는 국가가 투자의 개념으로 봐야한다. 우리나라는 창피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NMC 원지동 이전은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 구축 미래상" NMC에 서초구 원지동 이전은 단순히 ‘현대화’의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원지동 이전을 공공보건의료체계의 대대적 기능 재편 계기로 삼겠다는 포부다. 공공보건의료 네트워크 구축 등 앞서 언급한 10대 핵심과제 역시 NMC에 새로운 정체성을 심는 사전 작업의 일환이다. 안 원장에게 NMC의 원지동 이전은 ‘새로운 공공의료 100년을 위한 운영 모델 제시’라는 연구 주제에서 엿볼 수 있 듯 우리나라 공공보건의료의 미래다. 주춤거릴 여유가 없는 현안인 셈이다. 권용진 기획조정실장은 “원지동 이전 부지에 문화재가 매장돼 있지 않다는 결론이 나면서 이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됐다”며 “이에 따라 서울시와 원지동 이전 실무협의체를 구성, 추가적으로 실질적인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2016년 8월까지 기본계획수립연구용역, 설계자 선정, 공사수행방식 결정 등을 마치고 약 15개월 간의 설계 작업 후 2017년 말 착공해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화재 발굴이라는 복병을 넘은 안 원장은 원지동 이전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원지동 이전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