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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무절개 대동맥궁 스텐트 삽입술 성공
순천향부천병원 허균 교수팀,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 제시
[ 2015년 12월 23일 11시 06분 ]

김모(81·경기도 시흥시) 할머니는 올해 4월 비탈길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허리를 다쳐 집 근처 병원에 입원했다. 척추 골절 진단을 받은 김 할머니는 수술을 앞두고 촬영한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7.3cm 크기의 대동맥류가 발견됐다.

 

대동맥류란 몸속에서 가장 중요한 혈관인 대동맥이 풍선처럼 늘어나다가, 결국 터지는 ‘몸속의 시한폭탄’ 같은 무서운 병이다. 하지만 대동맥이 터지기 직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대부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김 할머니는 황급히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대동맥클리닉을 찾았다. 김 할머니를 진찰한 흉부외과 허균 교수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김 할머니가 척추 골절로 누워만 있어야 하는 상태였고 1년 전 위암 수술까지 받아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한 고령의 환자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동맥 수술을 시행했다가는 오히려 환자가 큰 위험에 빠질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풍선처럼 늘어나 터지기 직전인 대동맥을 그냥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일반적으로 대동맥류는 가슴을 절개하고 늘어난 대동맥류를 잘라낸 뒤, 그 자리에 인조혈관을 이식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었으나, 최근 들어 가슴을 절개하지 않고 늘어난 대동맥류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방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스텐트만으로 치료 가능한 경우는 제한적이며, 스텐트 시술이 가능해도 대부분의 환자들은 머리나 팔로 가는 혈관에 인조혈관 이식수술을 따로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게다가 김 할머니는 대동맥류 위치가 대동맥궁(대동맥이 활처럼 휘어져 있는 부분)에 발생, 일반적인 스텐트로는 치료가 어려웠다.

 

환자 맞춤형 수술 성공적 

 

순천향대 부천병원 허균 교수[사진]는 가슴을 절개해 대동맥을 수술할 경우 김 할머니가 수술을 견디지 못할 것으로 판단, 가슴을 절개하지 않고 혈관내 시술로 대동맥류를 치료하기로 계획했다.

 

허균 교수는 “환자의 대동맥 모양과 정확히 일치해 추가적인 인조혈관 이식수술이 필요 없는 스텐트 수술법을 고안하고, 이에 맞는 스텐트를 따로 제작해 수술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지난 4월 23일 김 할머니는 81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4시간여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으며, 현재는 건강하게 퇴원해 외래 진료를 통한 추적 관찰 중이다.

 

이와 같은 치료 성공사례는 세계 최초다. 대동맥궁에 발생한 대동맥류를 치료함에 있어 무절개 스텐트 시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며, 외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스텐트는 집도의의 숙련된 경험이 필요해 국내서는 사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서 환자에게 맞는 스텐트를 자체 제작하여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허균 교수팀이 대동맥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쌓은 다양한 경험과 연구의 결실이었다.

 

이번 대동맥류의 성공적인 치료 사례는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혈관수술저널(Journal of Vascular Surgery)’에 게재됐다.

 

3개과 협진 대동맥클리닉 '24시간 응급시스템' 구축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은 2013년 대동맥클리닉을 오픈, 흉부외과·심장내과·응급의학과 3개 과가 협진을 통해 최상의 치료법을 제공하는 등 24시간 응급수술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응급환자를 최대한 빨리 치료하기 위해 허 교수가 직접 전화를 받는 ‘24시간 응급환자 핫라인(010-4458-1190)’도 운영한다.

 

허균 교수는 대동맥클리닉 오픈 이후 대동맥 환자들 진료에 매진했으며 환자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대동맥류를 좀 더 안전하고, 침습적인 방법으로 수술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연구해왔다.

 

일반적으로 대동맥류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수술에 대한 걱정이 가장 먼저 앞선다. 수술 자체가 워낙 크고 위험도가 높다 보니, 겁부터 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와 관련, 허균 교수는 “환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대동맥클리닉의 운영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수술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우리나라 대동맥 환자들이 좀 더 간편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구와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근빈기자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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