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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글이 기사처럼 다수에게 전파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던 것 같다. 사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해 감정적인 표현을 거르지 않고 개인 생각을 적었는데 이것이 명예훼손, 모욕죄가 될 줄 미처 몰랐다.”
‘넥시아 저격수’ 한정호 교수가 법원으로부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은 직후한 말이다.
새해 벽두부터 의사들이 ‘사이버 명예훼손’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의사 관점에서 온라인이나 SNS 상에서 자유롭게 적은 글이 족쇄가 돼 송사(訟事)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6일 공교롭게도 의사 3명이 사이버 공간에서 특정 인물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한 혐의로 사법부의 심판대에 올라 여론에 회자됐다.
한정호 교수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명예훼손 및 모욕죄가 일부 인정돼 국립대학교병원 교수직을 상실할 위기에 놓였다.
한 교수는 ‘암 환자의 안전이라는 공익을 위해 넥시아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는 취지로 블로그 글을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단국대학교 최원철 특임 부총장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앞서 전국의사총연합 공동 대표 J씨와 모 정신병원 원장 H씨도 송사에 휘말렸다. 이들은 한의사 K씨로부터 ‘SNS 상에서 자신의 신상을 공개해 모욕하고 허위 사실을 불특정 다수와 공유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했다. 검찰은 각각 벌금 50만원에 약식 기소를 했다.
의사들의 발목을 잡은 것은 명예훼손과 모욕죄다. 특히 사이버상의 명예훼손의 경우 인터넷과 SNS 특성 상 정보가 확대, 재생산 될 수 있고 시·공간의 제약 없이 빠르게 전파돼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거운 형벌에 처해진다.
하지만 법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처벌의 기준과 형량 등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법무법인 청파 장성환 변호사는 “명예훼손은 진위와 허위와 관계없이 특정인이나 법인격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만 적시하면 적용이 가능하다”면서 “쉽게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이버 상의 명예훼손은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에 규정돼 있다. 특정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연하게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말한다.
사실을 공개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거짓이 드러났을 때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진다.
비방할 목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형법상 명예훼손죄가 적용될 수 있다.
명예훼손이 특정인에 대한 허위 또는 진위의 사실을 유포했을 때라면 욕설 등 경멸적인 감정 표현을 상대방에게 한 경우에는 형법상의 모욕죄가 성립된다. 온라인이나 SNS 상에서 같은 행위를 했을 때도 같은 죄목이 적용된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을 할 수 없지만 제3자의 신고도 가능하다. 반면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장성환 변호사는 “명예훼손과 모욕죄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였다는 것이 인정된다면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가 예외적으로 있기는 하지만 드물다. 인터넷 상에서 특정인을 지칭해 욕설을 하거나 비방하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판을 제기하는 경우라면 허위든 진위든 사실을 적시하지 말고 의학적인 근거에 기반해서 의견을 제시한다면 송사에 휘말리는 것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