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호조무사 주의 부족으로 반신불수(半身不隨) 환자의 사지가 마비되게끔 한 병원이 소송에서 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부장판사 정은영)는 환자 박모씨와 그 가족이 H의료재단과 물리치료사 강모씨, H해상화재보험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피고 측의 책임을 80%로 제한해 환자가 청구한 2억7530만원 중 8520만원을 배상금으로 책정했다.
H재단은 H보험사와 1사고 당 5000만원을 한도로 영업배상책임보험을 체결해 둠에 따라 전체 배상금 중 보험사의 분담분을 제외 한 3550만원만 부담하게 됐다.
지난 2003년 환자 박씨는 뇌동맥류 파열로 뇌동맥 결찰술을 받은 후 우측 편마비 증세 때문에 2009년경부터 H재단이 운영하는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해 재활 치료를 받아 왔다.
박씨는 타인의 도움 없이 보행, 목욕, 운동, 옷 갈아입기, 배변 활동이 어려웠다. 물리치료를 받으러 갈 때도 늘 간호조무사 등이 병실로 직접 찾아와 휠체어를 태워 박씨를 물리치료사에게 인계했다.
그러던 중 박씨는 지난 2013년 10월 15일 아침 경 재활자전거에서 떨어져 낙상을 당했다.
간호조무사 L씨가 박씨를 재활자전거에 앉히고 나서 몸을 지탱해 주거나 발을 재활자전거 페달에 고정시키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휠체어를 정리하고 있던 중 스스로 페달에 발을 올리다가 우측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 사고로 박씨는 현재 위관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고 있고 사지가 마비돼 독립적인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다. 또한 인지·연하·보행 장애와 근력 저하 때문에 지속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간호조무사 L씨는 이 사고로 업무상과실치상죄로 형사재판에 넘겨져 1심 판결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물리치료사 K씨는 조무사가 인도하기 전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민사 재판부 역시 L씨의 과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전문적인 요양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이 병원 소속 조무사 L씨는 낙상사고 위험에 대비했어야 했는데 이를 위반했기 때문에 H재단은 진료계약 당사자로, H보험사는 화재보험 계약 당사자로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다만, 환자가 K씨에게 인도되기 전에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K씨의 과실은 없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법원은 환자에게도 낙상 사고가 일어나게끔 한 책임이 있다고 바라봤다.
재판부는 “환자는 평소 자신의 신체 기능 수준을 과대평가하거나 잊어버리기도 했는데 이는 한편으로는 낙상 사고의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면서 “병원의 인적, 물적 여건 상 직원들이 환자들에게 매 순간 주의를 기울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사정과 함께 뇌출혈 기왕증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피고 책임을 8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