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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마다 달랐던 전산화단층 촬영장치(CT) 설치 및 운영기준에 명시된 '비전속 전문의'에 대한 해석이 2심에서 하나로 모아졌다.
의료기관이 '비전속 영상의학과전문의'를 CT 운용인력으로 신고하기 위해서는 해당 전문의가 영상 품질 관리를 총괄하고 감독해야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서울고등법원 제3행정부(부장판사 이승한)는 M병원 前 원장 김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환수처분 취소 청구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이에 앞서 같은 법원 제9행정부(부장판사 조병현)도 M병원 現 원장 박씨가 역시 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결정을 내린 1심을 뒤집어 원고 패소 판결했다.
김씨와 박씨는 영상의학과전문의 P씨와 ‘비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그를 CT 운용인력으로 신고했다. P씨는 M병원에는 출근하지 않고 자신이 소속된 N영상의학과의원에서 PACS(의료영상정보시스템)로 CT영상을 전송받아 전화 상담만 했다.
공단은 의료법 및 특수의료장비규칙을 근거로 “P씨를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로 볼 수 없다”며 김 원장과 박 원장에게 요양급여 환수 처분을 내렸다.
구 의료법 제38조 제1항은 ‘특수의료장비를 설치·운영하려면 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설치 인정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른 특수의료장비 규칙 제3조 1항 제1호는 CT 운용인력기준으로 영상의학과 전문의 비전속 1명 이상, 방사선사 전속 1명 이상을 두도록 하고 있다.
공단은 “복지부의 CT 운용 지침과 다르게 P씨는 주 1회 이상 M병원에서 근무한 적이 없다”며 “따라서 P씨를 CT 운용인력으로 신고한 김씨와 박씨는 비전속 전문의를 1명 이상 두도록 한 의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고만 다르고 내용은 동일한 사건을 맡은 1심의 두 재판부는 의료법에 명시된 비전속에 대한 해석을 달리해 상반된 판결을 내놨다.
김씨 사건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제12재판부는 “비전속은 병원에 전속될 필요는 없고 다른 병원 근무를 겸하는 것도 가능하며 출근일수를 특정해 제한하는 것도 아니지만 전화 상담 몇 건 한 것을 두고 전문의로서의 업무를 수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반대로 동 법원 제11재판부는 “계약한 병원 이외 장소에서도 파일을 전송 받아 업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비전속인 경우에도 등록 요건을 충족했다고 인정된다"며 "전문의 출근이 반드시 필요했다면 상근의사 등과 동일하게 고시로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고, 법적 효력이 없는 운영지침에 '비전속 의사'를 규정할 이유가 없다"며 박씨 손에 승기를 쥐어줬다.
다만 두 재판부는 모두 공단이 주장한 운영 지침의 주 1회 이상 규정은 강제성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상위법령인 의료법에 아무런 위임 없이 제정된 복지부 지침은 법규적 효력을 가질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각 사건의 항소심을 맡은 2심의 두 재판부는 쟁점이 됐던 ‘비전속 영상의학과전문의’의 요건을 명확히 함으로써 공단 처분의 적법성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1심의 엇갈린 판결에서 비롯된 혼란을 일단락 지었다.
두 재판부는 “의료법이 비전속 전문의 1명을 두도록 한 것은 주기적으로 병원에 출근할 필요는 없더라도 적어도 의료영상 품질 관리 업무의 총괄 및 감독, 영상화질 평가, 임상영상 판독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환자 건강 및 적절한 진료를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판독 업무 외에 방사선사가 수행하는 업무까지 총괄하고 감독해 의료장비를 적절히 설치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특수의료장비 규칙은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수행해야 할 업무로 ▲의료영상 품질 관리 총괄 및 감독 ▲영상화질 평가 ▲임상영상 판독을 규정하고 있다. 방사선사 업무로는 ▲특수의료장비 취급 ▲정도관리항목 실행 ▲그 밖의 품질관리 등을 명시해 뒀다.
재판부는 “P씨는 병원에서 전혀 근무하지 않고 전화상으로 가끔씩 상담만 한 사실이 인정되기 때문에 법이 정한 업무를 수행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M병원은 비전속 전문의 1인 이상을 두도록 한 규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