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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초음파 유도 하이푸 치료기(HIFU)를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한 알피니언 메디칼시스템이 치매 조기 진단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한국과학기술원(KIST)으로부터 지난 1일 혈액 검사를 통한 알츠하이머 치매 조기 진단기술을 이전받으면서다.
전 세계 치매 조기진단 시장은 연간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혈액을 이용한 치매 진단법은 아직 상용화된 사례가 없어 뇌·신경 질환 조기 진단 사업이 알피니언의 신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알피니언이 KIST로부터 이전받은 혈액 진단법은 김영수·황교선 박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혈액 속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농도 변화를 측정해 알츠하이머 발병 가능성을 조기에 진단하는 기술이다.
베타아밀로이드는 치매 진단의 중요한 바이오마커로 알려져 있지만 혈액 속에 극소량만 존재해 단백질이 없는 부분을 분석할 경우 정확도가 떨어진다. 김영수 박사팀은 단백질을 혈액에 골고루 퍼지도록 해 극미량으로도 농도 변화를 감지해 내는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제공받은 총 140명의 혈액 샘플로 시험한 결과 93%의 정확도로 치매 환자를 가려냈다. 현재 자기공명영상(MRI)나 양전자단층촬영(PET)의 진단정확도는 70~80%이다.
기존 영상법은 정확도가 낮아 뇌 위축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만 확인 가능해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비용도 1회 검사에 50~70만원으로 비싸다. 반면 혈액 진단법은 5~10만원으로 저렴하다.
KIST는 혈액 진단법의 기술료만 3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선급금 40억원과 상용화에 성공해 국내 및 해외 매출 발생했다고 가정했을 때 일정 요율로 계산한 경상 기술료를 포함한 추정치다.
알피니언이 혈액진단법으로 3300억원 또는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을 지는 조기 상용화 여부에 달려 있다.
세계 최초 기술이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와 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신의료기술 평가도 함께 받아야 한다.
현재 식약처 허가와 신의료기술 평가가 별도 운영돼 인·허가에만 470일이 소요된다. 최근 식약처 업무보고에 따르면 7월부터는 ‘허가-신의료기술평가 통합심사시스템’이 운영돼 시장 진입 소요 기간이 80~140일로 단축된다.
정부는 혈액진단법이 시일 내 상용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관련 전문가 팀을 꾸려 내년 상반기까지 인허가를 받고 신의료기술로 등재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며 “부처 간 협력을 통해 경도인지장애 등 조기진단 기술 고도화를 위한 후속연구, 해외시장 마케팅을 위한 해외 네트워크 활용 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알피니언은 안전성·유효성 근거를 마련 작업에 착수해 시장 진입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세상에 없던 기술이기 때문에 신의료기술로 등재돼 보험제도권에 진입하려면 임상 자료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전문가들로부터 기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혈액 진단 기술을 이전 받은 것은 미지의 영역인 뇌 분야가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다른 바이오마커로도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알피니언은 일진그룹의 의료기기 계열사다. 일진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신성장동력 확보 목적으로 지난 2008년 알피니언을 인수했다. 2011년 147억원 적자였던 영업이익은 2014년 41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전 세계에서 초음파 탐촉자와 진단기, 치료기를 자체 개발해 생산하는 회사는 알피니언과 필립스 헬스케어 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