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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의료기기 산업이 재편되고 있다. 기업 간 합종연횡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사업의 효율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의료기기 제조사 3곳의 인수·합병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다. 애보트 래보라토리즈와 메드트로닉, 스트라이커는 잇달아 인수 소식을 알렸다. 메드트로닉과 스트라이커는 매출액 기준 상위 10대 기업에 속한다.
우선 애보트 래보라토리즈는 현장진단 전문기업인 앨리어를 약 7조7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앨리어는 에이즈, 말라리아, 결핵 등 감염질환 진단기기를 제조하는 전문기업이다. 2014년 기준 3조49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애보트가 올해 말까지 앨리어를 인수하면 진단기업 선두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애보트의 진단사업 매출은 전체의 1/3인 수준인 8조53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1위는 로슈진단으로 시장의 19%를 점하고 있다. 애보트는 점유율 11%로 2위다.
매출액 기준 세계 3위 기업인 메드트로닉도 인수를 결정했다. 사모투자펀드 샴 캐피탈 파트너스가 보유한 이탈리아 신장투석장비 기업 벨코가 인수 대상이다.
새로 출범하는 신장관리솔루션 사업부의 경쟁력 강화 목적이라는 것이 메드트로닉의 설명이다. 인수 조건과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벨코의 연간 매출은 1439억원 규모다.
인공관절제조기업 스트라이커는 감염방지제품 제조기업 세이지 프로덕트를 인수하기로 했다. 스트라이커는 최근 사모투자펀드 메디슨 디어본 파트너스와 3조5100억원 규모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버릴리는 지난해 12월 존슨앤존슨메디칼 에티콘 사업부와 손을 잡았다. 버릴리는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생명과학 사업부다. 구글과 존슨앤존슨은 버브 서지컬이라는 합작사를 세워 저가 수술용 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일본에서도 인수·합병이 진행 중이다. 도시바는 지난해 말 메디칼시스템즈 지분 51%를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3월 말까지 최종 후보자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로이터통신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의료기기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후지필름, 소니, 캐논, 코니카 미놀타 등이 인수 의사를 전했다.
도시바메디칼시스템즈는 지멘스헬스케어, 필립스헬스케어, GE헬스케어에 이어 영상진단기기 시장의 약10%를 점하고 있는 세계 4위 기업이다. 지난해 4조59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 사모펀드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SK케미칼로부터 유비케어를 797억원에 인수했다. SK케미칼은 백신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특수목적법인인 유니머스 홀딩스가 현재 유비케어의 최대 주주로 지분 43.97%를 보유하고 있다. 유비케어가 향후 어느 기업에 매각될지가 업계의 관심사다.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인수합병 및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이유는 성장과 수익성에 대한 압박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는 지난해만 1007건의 인수합병 계약이 체결됐으며 그 규모가 71조650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정부의 의료비 절감 정책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글로벌기업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지속 성장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글로벌 3위 기업인 메드트로닉은 2014년 20조6800억원의 매출 실적을 냈다.
여기에 같은 해 인수한 코비디엔의 매출 13조165억원을 합산하면 총 매출액이 33조7000억원으로 늘어 1위인 존슨앤존슨메디칼을 앞지르게 된다. 존슨앤존슨의 2014년 매출액은 33조4500억원이다.
10위인 다나허의 경우 사업 인수를 통해 규모를 확장하면서 2010년 이후 연평균 22.8%씩 매출액이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4.8% 늘어난 11조4400억원이다.
보건산업진흥원 산업통계팀 서건석 연구원은 “심화되는 경쟁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글로벌 상위 기업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인수합병과 구조조정을 통한 사업 경쟁력 및 효율성 제고였다”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국내 의료기기 기업은 이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과 견주기 위해서는 규모와 범위의 경제를 발휘할 수 있을 정도로 덩치를 키워야 한다”며 “사업 목적에 따라 기존 사업의 보완이나 핵심 사업 집중을 위한 재편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