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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희귀난치성질환을 4대 중증질환으로 분류해 보장성 강화에 나섰지만, 높은 비급여 약값과 불합리한 행정 제도 탓에 제도권 밖 희귀질환자들의 고통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환자단체연합회 주최로 열린 제17회 환자샤우팅카페에서 희귀질환자 보호자인 김상춘 씨는 아내의 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해외에서 직접 복제약을 구입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김상춘 씨의 아내 이금출 씨(여·75세)는 2년 전 희귀질환인 골수이형성증후근을 진단받았다. 항암치료를 받던 이 씨는 현재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한 달에 서너 차례 내원해 수혈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골수이형성증후근은 골수에서 충분한 혈액세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암의 일종이다. 전세계 약 30만명의 환자가 있으며 매년 6~7만명의 환자가 사망한다.
골수이형성증후근 환자는 빈혈과 피로에 시달리며 매달 2회 이상의 수혈을 받아야 하는데, 거듭된 수혈은 철분과다증을 유발시켜 심장, 간 등을 심각하게 손상시키고 결국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
이 때문에 이 씨의 담당 주치의는 수혈 간격을 늘릴 수 유일한 치료제인 레블리미드(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를 복용한 후 경과를 지켜보자는 의견을 내놨다.
레블리미드는 다발성골수종 및 골수이형성증후군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예상되는 약값만 한 달에 700만원 수준이다. 다발성골수종으로는 이미 급여가 적용되고 있지만, 골수이형성증후군은 그렇지 않다.
노인복지연금과 퇴직연금, 지하철 택배로 하루 2~3만원의 수입이 전부인 김 씨의 상황에서 생활비와 병원비, 치료비 등을 감당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판허가 못받은 제약사...왜?
다발성골수종과 골수이형성증후군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지만 급여 적용 여부가 갈리는 문제의 발단은 레블리미드 시판허가 과정에 있다.
해당 제약사는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을 때 환자수가 적은 골수이형성증후군 적응증을 철회했다.
희귀인 골수이형성증후군과 비희귀인 다발성골수종을 함께 허가를 받을 수 없었던 탓이다.
솔루션 자문단으로 참여한 권용진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은 “희귀질환과 비희귀질환 적응증을 함께 허가할 수 없다는 기준은 이해할 수 없다”며 “다발성골수종은 급여가 됐는데, 골수이형성증후군에는 사용을 못하고 있다. 이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레블리미드 값을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현재 예상되는 비용의 1/20 수준인 인도의 레블리미드 복제약(낫코사의 Lenalid)을 수입해 복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내 비유통 의약품(자가치료용 의약품)등의 수입 및 공급이 주업무인 한국희귀의약품센터에 도움을 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복제약’은 취급할 수 없다는게 김 씨가 들은 설명이다.
국민 건강권 보장의 책임자인 식약처, 한국희귀의약품센터 등 보건의료 관련 국가기관이 김 씨에게 감당할 수 없는 고액의 비급여 치료제를 강요하고 있는 꼴이다.
결국 김 씨는 인도의 레블리미드 복제약을 스스로 수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식약처 허가를 안 받은 복제약이라도 FDA 허가를 받은 것은 자가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수입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담당 의사의 처방과 진단서, 소견서 등이 있어야 한다. 이를 영문으로 작성해 제약사에 보내고 송금하면 약을 택배로 받아볼 수 있는 제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내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김 씨는 “골수이형성증후군 적응증으로도 레블리미드가 시판허가를 받고 급여화 되는 길이 최선이다. 나라에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