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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 입원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 병동 1인실’은 환자는 물론 모든 의료기관들의 꿈이다. 하지만 섣불리 도전할 수 없는게 한국의료의 현주소다.
실제 서울의 한 대학병원이 야심차게 ‘전 병동 1인실’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쳐 결국 궤도를 수정해야 했다.
하지만 지방의 한 요양병원이 일을 냈다. 대학병원도 포기한 난업(難業)을 이뤄낸 주인공은 국내 노인의료 문화를 선도해 온 경남 창원 희연병원.
한국 노인의료의 선구자인 한국만성기의료협회 김덕진 회장이 운영하는 희연병원은 ‘존엄케어’로 명명되는 환자중심 노인의료의 산실이다.
냄새, 욕창, 와상, 낙상이 없는 ‘4無’, 신체억제와 기저귀를 탈피한 ‘2脫’을 기반으로 하는 ‘존엄케어’의 진원지가 바로 희연병원이다.
노인의료 기반 최적 호스피스 지향
20여 년의 세월 동안 한국 노인의료의 질적 성장을 일궈낸 희연병원은 이번에는 임종이 임박한 환자들의 삼도천(三途川) 배웅을 위한 호스피스에 주목했다.
노인환자들의 존엄성을 추구해 온 희연병원에게 어쩌면 편안하고 인간다운 인생의 마지막 지킴이 역할은 당연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수가나 의료현실에 갇힌 통상적 접근은 용납되지 않았다. 지금껏 그래왔듯 남들이 가지 않는 험로(險路)를 택했다. 물론 그 기저에는 ‘환자’가 자리했다.
‘성지 순례자나 여행자가 쉬어가던 휴식처’라는 호스피스의 어원처럼 인생의 마지막 여정을 준비 중인 환자가 최대한 편하고 안락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다.
거듭된 천착 끝에 내린 결론이 ‘전 병동 1인실’이었다.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적잖았지만 ‘돈이 아닌 환자를 좇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결단을 내렸다.
그로부터 1년. 환자 맞이가 끝난 희연병원 호스피스 클리닉은 곳곳에서 환자를 위한 배려가 묻어났다.
우선 파격적인 공간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1500평(4800㎡)의 웅장한 규모에 호스피스 클리닉과 집중재활병동이 20실 34병상 규모로 배치됐다.
한 줄이 빛이 떨어지는 듯한 자연친화적 인테리어는 고품격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환자들의 정서를 위해 하루 3번 바뀌는 조명은 덤이다.
특히 전체 병실에는 세계 최고 의료용 침대로 명성이 나 있는 일본 파라마운트사의 'METIS PRO'가 설치돼 있다. 개당 금액만 1000만원을 호가하는 침대다.
환자가 타인의 도움없이 침대에 오르내릴 수 있고, 대각선 기울임과 경사도 조절 기능이 탑재돼 목을 가누지 못하는 환자도 시선의 수평선상에서 TV 시청이 가능하다.
또한 신체 전 부위가 매트리스에 밀착돼 체압을 분산시켜 욕창예방에 탁월하다.
희연 호스피스클리닉 이영인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호스피스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며 정리를 도와주는 곳”이라며 “안락하고 쾌적한 환경은 환자들이 누릴 권리”라고 말했다.
이어 “죽음 역시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 중 하나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심적, 영적 지지를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덕진 회장은 “현 제도권 내에서 유지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많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환자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생각해도 잘한 일”이라며 “과거 희연병원이 그러했듯 10년 후 오늘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해 보이겠다”고 확신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