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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한가 바닥을 수 십 번은 친 거다. 이제 올라갈 길만 남았다.”
계속되는 적자경영, 이에 따른 임금삭감 문제 등으로 파열음이 잦았던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노사가 병원을 살리기 위한 상생을 외치고 있는 모습이다.
4일 서울 중구 서울백병원에서 만난 강창구 노조 지부장[사진]은 “병원을 둘러싼 위기론과 부정적인 여론 탓에 병원이 더욱 침체되고 불안할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해보자’는 의욕이 강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창구 서울백병원지부장은 20년차 직원으로 지부장 활동만 9년째다. 그에 따르면 직원이 감원되면서 노조 조합원 수도 400명대에서 현재 320명대로 줄었다. 지금은 전체 정규직의 70%정도가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병원의 지난 10년간 누적 적자 규모는 1400억원이다. 이에 2014년 4월 열린 이사회에서 ‘향후 2년안에 손익분기점 0을 만드는 방안을 제시하라’는 경고까지 받게 되면서 ‘폐원설’까지 나왔다.
그러자 제시된 방안 하나가 직원들의 임금 삭감이었고, 이에 노사 간 갈등이 심화됐다.
‘병원이 힘든 상황인 만큼 직원들의 임금을 줄일 수 밖에 없다’는 사측과 ‘경영을 잘못해놓고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꼴’이라는 노조의 입장 대립이 첨예해지면서 불신의 골이 깊어진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간호사 수 조작 사건 및 메르스 사태에 따른 여파 등으로 병원 내 분위기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이었다.
하지만 병원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벼랑끝에 몰린 듯한 위기의식에 병원 노사 모두 ‘쇄신’, ‘정상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강창구 지부장은 “사실 최석구 전임 원장이 병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악역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음을 이해한다. 최 원장이 병원을 맡을 당시 병원이 정말 힘든 시기였다”고 전했다.
지난 3월 1일부로 취임한 염호기 원장[사진]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염호기 원장은 직원들에게 '욕심을 버리면 불가능은 없다'란 비전을 밝히면서 “병원 살리려고 원장 맡았지, 여길 죽이려고 맡지는 않았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취임 후 한 달밖에 안된 시간이지만 수차례 직원들과의 워크숍과 난상토론을 벌였고, 이 자리에서 원스톱진료 시스템, 편의시설 확충 및 병원시설 재투자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염 원장은 "부서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병원 전체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병원 발전을 위한 부서의 의견을 잘 취합하고 통합해 병원 이익을 낼 수 있도록 병원 정상화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인제의료원 산하 4개 병원과 달리 적자 늪에 빠진 서울백병원. 재단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는 이유다.
하지만 서울백병원 직원들은 건물 매각, 규모 축소, 임금 삭감 등의 네거티브 방식이 아닌 ‘투자’를 통해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창구 지부장은 “주거단지 밀집 지역에 있는 형제 병원과 달리, 서울백병원은 주거단지가 없는 도심에 위치한 물리적 한계에 따른 문제가 크다. 하지만 병상 가동률 등 눈에 보이는 수치에 맞추기 위해서 베드(bed)수를 줄이거나 병원규모를 축소하는 식의 단기적인 접근이 오히려 위기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은 근본 대책은 아니라고 본다"며 “병원을 살리는게 지금 주요 목적인 만큼, 노조 역시 병원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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