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폐체외순환술 시행 중 대동맥 교차 겸자를 잘못한 과실로 환자에게 저산소성 뇌손상을 일으킨 병원이 소송에서 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부(부장판사 김종원)는 환자 A씨가 B학교법인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병원 과실 책임을 20%로 제한해 8166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환자 A씨는 지난 2011년 7월 6일 좌측 편마비 증상으로 B법인이 운영하는 B대학교 C병원에 내원해 뇌경색 진단을 받고 뇌혈관 스텐트 삽입술을 받았다.
이후 초음파상에 승모판 협착이 발견돼 다시 병원에 내원한 환자는 승모판 협착, 심방세동, 삼첨판 협착을 진단받아 승모판 대체술, 삼첨판 고리성형술, 메이즈 수술(심방세동 부정맥의 수술적 치료)을 받았다.
1차 수술은 ▲정중 흡굴 절개 ▲캐뉼라 삽입 ▲심폐체외순환 시작 ▲대동맥 혈관 교차 겸자 후에 심정지액 주입 ▲승모판 제거 후 메이즈 수술 ▲승모판 치환술 ▲좌심방 폐쇄술 ▲삼첨판 고리성형술 ▲대동막 교차 겸자 제거 후 심폐 체외순환 제거 및 봉합 ▲캐뉼라 제거 순으로 이뤄졌다.
수술 후 중환자실에 도착한 환자의 흉관에서 900cc 혈성 배액이 배출되는 등 출혈 의심 소견을 보였다.
의료진은 지혈목적의 약물을 투여한 후 경과 관찰을 하다가 정중 흉골과 우측 늑간 공간 등을 절개해 혈종을 제거하고 출혈 부위를 탐색했다. 폐에 2군데 찢어진 부위가 존재하고 광범위한 출혈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하고 지혈 수술을 했다.
이후 환자의 활력징후가 안정적으로 측정되고 호흡도 원활해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이에 횡경막 마비로 인한 증상으로 진단하고 횡경막 주름 형성술을 시행했다.
3차 수술 이후 환자는 중환자실로 돌아왔는데 혈성 배액이 480cc가량 배출되고 객담 배액에서 혈성 객담 소견을 보이는 등 지속적인 출혈 증상을 보였다.
의료진은 동맥혈관조영술을 통해 우 폐동맥의 상부가지에서 활동성 출혈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하고 지혈을 위한 폐혈관 색전술을 시행했다.
4차 수술 이후 환자가 중환자실로 돌아와 치료를 받던 중 갑자기 흉관을 통해 다량의 혈액이 배출됐고, 혈압이 34/24mmHg까지 떨어지면서 부정맥 증상이 나타났다가 심정지 증상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의료진은 심폐소생술 하면서 환자를 수술실로 이동시켰고 정중흉골절개술을 시행해 출혈 부위 탐색한 결과 상행 대동맥의 캐뉼라 삽입부위와 대동맥근의 캐뉼라 삽입 부위 중간에서 대동맥 파열이 발병했음을 확인했다. 곧바로 대동맥 혈관성형술을 시행했다.
현재 환자는 우측 뇌경색 및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한 좌측 편마비와 사지의 위약 및 진전으로 보행 장애 및 일상생활 동작 수행 장애, 인지 기능 저하 증상 등을 보여 개호인 도움 없이몸을 움직일 수 없다.
환자는 ▲폐 손상에 따른 출혈 유발 ▲대동맥 파열에 따른 출혈 ▲횡경막 마비 ▲우측 폐동맥 출혈 지혈조치상 과실 ▲설명의무 위반 사실 등을 주장하며 4억140만원의 손해배상금 지급을 요구했다.
법원은 이 중 대동맥 파열에 따른 출혈과 이에 따른 저산소성 뇌손상 발생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 사실 만을 의료진 책임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대동맥 파열 부위는 대동맥 교차 겸자에 의해 눌려 있던 부위”라면서 “교차 겸자에 의해 내막에 일단 손상이 일어나 대동맥 박리가 발생한 뒤 그 진행에 따라 대동맥이 파열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대동맥 파열이 개심수술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라 보기 어렵고 환자에게 자발적인 대동맥 파열을 의심할 만한 질환이나 체질적 소인을 의심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1차 수술 과정에서 심폐체외순환술 시 대동맥 교차 겸자를 잘못한 과실로 인해 대동맥 파열이 초래된 것이고, 이후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수술동의서 상으로는 아들 양상진이 1차 수술 전날인 수술동의서에 자필로 서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 환자 본인으로부터 수술동의서에 서명을 받았다거나 설명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수술 당시 설명의무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