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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 보건복지委 5大 키워드, 최대 화두 '공공성'
[ 2016년 04월 08일 10시 43분 ]
[下]요양전달체계 개선 불씨 지핀 ‘장성요양병원 화재사건’

백수오 사건처럼 사회적 화두로 떠올라 제도 개편이 이뤄진 사례도 있다. 일명 장성요양병원 화재 사건으로 불리며 환자인권과 전반적인 요양병원 시설관리 문제, 사무장병원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복지위 소속 의원 20명 중 5명은 장성요양병원 화재를 5대 사건 중 하나로 꼽았다. 요양병원은 사무장병원의 온상이었고, 환자를 묶는 등 인권침해 논란이 일었으며 화재에 취약한 건물을 요양병원으로 인증했다는 점이 밝혀지며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기도 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4년 5월, 80대 치매환자 방화로 인해 입원해 있던 환자 20명과 간호조무사 1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당하면서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열망에서 시작된 노년의 시도는 6분 만에 진압됐지만 짧은 시간 급속히 확산된 유독가스로 인해 치매나 중풍으로 거동이 힘들었던 환자들의 생명을 앗아갔다. 홀로 당직을 서고 있던 간호조무사도 진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화마에 휩싸여 환자들과 함께 세상을 떠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요양병원에 대한 안전관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 편안하고 안락해야 할 요양병원의 안전시설 기준이 요양원보다 낮고, 스프링클러 등 기본적인 화재대비 안전시설 의무규정도 없었다는 점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부랴부랴 전국 요양병원 1,265개소를 대상으로 안전점검 및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밝혀진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전체 요양병원의 절반인 619개소가 그나마 있는 안전기준조차 지키지 않았고, 점검결과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점검 결과 피난통로를 확보하지 않았거나 옥-내외 소화전과 방화구획 불량 등 소방법령 위반사례가 971건으로 가장 많았고, 불법건축이나 임의 증축 등 건축법령 위반도 276건에 달했다. 심지어 의료법을 위반한 사례도 198건이나 있었다.

복지부는 전국 요양병원중 절반인 677개소에만 스프링클러가 있었다는 점을 들어 3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모든 요양병원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했다. 

그 외에도 요양병원 허가절차를 개선하고 당직의료인 준수여부를 집중 관리하는 등 부실 요양병원 퇴출에 나서는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집중심사 대상으로 삼는 등 내외적인 관리에 들어갔다.

사무장병원에 대한 색출 및 적발, 환수조치도 한층 강화됐다. 해당 요양병원이 의료법인 설립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며, 설립 후에도 운영에 필요한 면허를 임대하는 등 사무장 병원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성요양병원 사건에 대해 대법원은 이사문(56) 재단 이사장에게 업무상과실치상, 의료법 위반 등을 이유로 5년형과 벌금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일련의 사건에 대해 복지위 관계자는 “관리감독에 더해 법과 규정의 중요성을 되돌아볼 수 있는 사건”이라며 “만약 사건 이전에 관련 규정과 법률이 마련됐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송파 세모녀 벼랑으로 내몬 ‘건강보험 부과체계’

법과 제도에 대한 아쉬움을 남긴 사안이자 동일한 득표율을 보인 사건은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다.

사건은 2014년 2월 서울 송파구 석촌동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전제산 70만원을 월세와 공과금이라며 놔두고 연탄을 피워 목숨을 끊은 60대 어머니와 30대 두 딸에 대한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며 사회안전망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는 사건으로 회자돼 사회가 들썩였다.

첫째 딸의 만성질환과 어머니의 실직에도 둘째 딸이 함께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양의무자’ 조건에 걸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도움을 받지 못했고, 월 건강보험료 5만140원이 꼬박꼬박 부과됐다. 이에 사회안전망의 촘촘한 구축과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13년 7월부터 논의돼 온 소득중심 부과체계 개편이 탄력을 받게 됐고, 국민들은 불공평한 보험료 부과기준이 바뀌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기대감이 높아졌다. 심지어 정부 또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기대감을 부추겼다.

하지만 당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당초 예정된 기획단의 최종보고회까지 취소하며 돌연 부과체계 개편을 잠정 중단시켰다. 2년간 논의해왔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의 수고는 물거품이 된 것이다.

이와 관련, 문 前 장관은 기획단이 검토한 연구자료가 2011년도 소득자료라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공식적인 이유로 들었지만 비슷한 시기 발생한 연말정산 파동으로 인한 국민 저항을 우려한 조치였다는 후문도 있었다.

급기야 소득중심의 개편이다 보니 가진자들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해 재력가들 요청에 응한 청와대 입김이 작용했다는 설까지 돌았다.

실제 기획단이 도출한 이상적인 방안은 직장·지역가입자 모두 소득중심으로 단일화하는 것으로 수용성이 문제가 됐다. 이에 대안으로 제시된 안은 종합소득을 중심으로 보험료를 부과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라도 소득이 있는 사람에게는 보험료를 부담케 하고, 지역가입자는 재산기준을 최소화하면서 소득 중심 보험료를 부과하는 안이 나왔다.

정부는 두가지 방안 중에서 최종안을 골라 공청회를 통해 확정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명확한 설명 없이 발표는 중단됐고, 개편을 기다렸던 국민들의 반발도 커졌다. 건보공단 노조는 물론 야당을 중심으로 한 국회에서도 '백지화'라며 비난 여론이 형성됐다.

결국 복지부는 새누리당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당정협의체를 만들어 재논의에 나섰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이 제시한 모형을 검증하고 시뮬레이션 방법 및 진행 상황을 듣고 향후 정책 방향을 논의를 하겠다는 의미에서다.

하지만 '백지화 선언'이라 불리는 사건이 발생한 2015년 1월 28일 이후 1년여가 지나 19대 국회 임기가 끝나가는 지금까지 개편작업은 진행중이다. 심지어 당정협의가 끝난 7월 이후 '진행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일체의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결국 부과체계 개편 입법은 커녕 제도 개편을 위한 논의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열망은 가라앉지 않는 듯 여야를 가리지 않고 4.13 총선 공약으로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을 내거는 등 20대 국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은 "복지부 장관의 중단 선언 후 국민들은 혼란에 빠졌고, 당정협의체가 구성돼 개편움직임을 보였으나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며 "보험료 부과의 부당함에 국민 불만이 큰 사안으로 조속한 개편으로 형평성이 확보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 추구할려다가 건강 해칠 뻔한 ‘백수오 파동’

메르스 사태에 앞서 국민을 두려움에 떨게하며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발표가 지난해 4월 있었다. 각종 홈쇼핑채널을 통해 시중에 널리 유통된 백수오 제품의 상당수가 사실은 가짜라는 것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서울서부지방검찰청 및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과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32개의 백수오 제품 중 진짜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은 단 3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65.5%(21개)는 백수오가 아닌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이엽우피소'만을 원료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가짜 백수오사태의 중심이었던 내츄럴엔도택이 반발하고 나섰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역시 이엽우피소가 혼입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더구나 원료혼입 등 제조·유통상 문제와 함께 백수오 효능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알려진 바와 달리 여성 갱년기 치료 효과도 담보할 수 없다는 주장까지 더해진 것이다.

식약처는 이엽우피소가 혼합된 제품을 전량 회수하는 한편 품목제조정지 처분을 내리고, 이엽우피소 혼입 가능성이 있는 제품에 대해서는 영업자 자율회수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소비자들 불신은 깊어졌고 급기야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전반에 걸친 의심으로 확산됐다. 당시에만 코스닥 시가총액 4조9000억원 가량이 줄어드는 등 건기식 업계 전체가 흔들렸다.

 게다가 백수오 사태는 백수오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았다. 건기식 허가와 관리를 담당하는 식약처의 안일함도 도마위에 올랐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기능성을 획득한 제품에 대한 추가 정기검사가 없었고, 건기식 시장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식약처는 건기식 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기능성 원료 인정의 신뢰성 확보 및 제조단계 안전관리와 사후관리 강화, 소비-유통단계의 국민 안심 확보 등의 내용을 담았다. 그럼에도 건기식에 대한 떨어진 신뢰는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김춘진 위원장은 "국민이 많이, 그리고 정확히 알면 알수록 산업은 조심할 수밖에 없다. 지나친 규제 없이도 자정작용을 통해 제2, 제3의 백수오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현안 보고나 국정감사 모두발언 등을 통해, 식약처가 건기식에 대한 대국민 교육 및 홍보를 강화하고 원료인정·제조·생산에 대한 이력을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면서 해외직구를 통한 수입 건기식 모니터링 역시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한편, 복지위 의원들은 5가지 중요 사안외에도 누리과정 예산을 비롯해 기초연금, 담뱃값 인상, 진주의료원 폐쇄 등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김춘진 위원장은 "국가 예산의 3분의 1이 복지 분야인 만큼 보건복지위원회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면서 "보건과 복지 모두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다. 직능과 직역간 갈등과 이해조정도 어느 상임위보다 중요하다. 국민이 필요하고 체감할 수 있는 복지정책과 보건의료정책 수립이 이뤄질 수 있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오준엽기자 oz@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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