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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부글부글'···지멘스 갑질여부 '촉각'
영상의학과 vs 지멘스 갈등 진원지 '불공정약관' 공정위 심사 주목
[ 2016년 04월 27일 06시 10분 ]

지멘스헬스케어를 ‘갑(甲)질' 논란에 휩싸이게 만든 매매계약서 상 약관 조항이 심사대에 올랐다.


영상의학과 개원의들이 "다른 업체에는 유지·보수를 맡길 수 없도록 한 약관은 불공정한 것으로 무효"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바로잡아줄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통상 200여일 내 불공정거래 약관 심사 결과가 나온다는 점에서 지난해부터 불거진 갈등의 실타래가 풀릴 수 있을지 추이가 주목된다.


지멘스헬스케어와 영상의학과 개원의들은 지난해부터 서로에 대한 칼날을 겨누기 시작했다.


칼은 지멘스 쪽이 먼저 뽑았다. 일부 병·의원이 보수작업 소프트웨어에 대한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제3의 업체에 유지·보수 업무를 맡기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저작권법위반 등의 혐의로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한 것이다. 현재 의사9명과, 업체 9곳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진행중이다.


개원의들은 공정위 고발로 맞불을 놨다. 다른 업체와의 유지·보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행위는 ‘갑의 횡포’에 해당하기 때문에 바로잡아야 한다는 논리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는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고, 고객이 자기와만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공정위 서울사무소는 11월 3일 지멘스 본사를 현장 조사했고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조사가 지지부진하자 이번에는 대한개원영상의학과의사회가 나섰다. 77명의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최근 논란의 진앙인 약관 조항에 대한 불공정약관 심사 청구를 한 것이다.


공정위는 약관규제법에 따라 오로지 약관조항 자체의 불공정성을 심사해 그 효력 유무를 결정한 후 필요한 경우 특정 약관 조항의 삭제 및 수정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약관이 무효라는 결정이 나오거나 삭제 및 수정 조치가 취해질 경우 병·의원들은 제3의 업체에 A/S를 맡길 수 있게 된다. 지멘스 장비를 구매했거나 구매 예정인 병·의원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한 결정이다.


심판대 위에 오른 조항은 지멘스의 MRI, CT 장비를 국내에 판매하고 A/S를 하는 케이엠알(주)이 작성한 매매계약서에 담겨 있다.


해당 계약서 제5조 4항은 ‘의료기관이 케이엠알 대신 다른 업체가 A/S를 할 경우 보수작업용 소프트웨어에 관한 유상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수작업용 소프트웨어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비밀번호(라이센스키)가 필요한데 이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비용을 별도로 지불하도록 해 둔 것이다.


라이센스키가 없으면 장비 오류 메시지의 의미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케이엠알이 아닌 제3자는 기본 점검 및 부품 교체 자체가 불가능하다.


영상의학과의사회 이창석 회장은 “계약서에 따르면 정당한 대금을 지불한 경우 장비의 소유권은 병·의원에 있고 장비와 함께 인도된 소프트웨어를 무기한 사용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면서 “보수작업용 소프트웨어 접근권만 제외된 것은 불이익 조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비가 매우 고가고 일회성 물품이 아니기 때문에 보수작업용에 대한 접근권이 배제된 소프트웨어 사용권은 유명무실하다”며 “접근권도 의료기관이 매매계약을 통해 취득한 권리에 해당하고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소비자의 합리적 기대이자 정당한 이익”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 관계자에 따르면 불공정약관 여부는 통상 200일 내 가려진다. 신청인이 청구를 취하하거나 사업자가 폐업하는 등의 경우가 아니라면 조항의 효력 유무에 대한 판단이 반드시 나온다.


지멘스 측은 앞선 공정거래법 위반 건과 마찬가지로 “결과가 나온 이후 공식 답변을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다만 “소프트웨어 라이센스는 보통 유상으로 구매한다"는 점을 환기시키며 "매매계약 체결 여부는 병·의원 선택의 몫”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성미기자 ksm674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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