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의 해임 결정에 이어 지난 4월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도 재신임을 얻지 못해 ‘중도하차’한 강청희 前 상근부회장이 의료배상공제조합 이사장에서도 물러나게 됐다.
추무진 집행부의 조합 이사장 교체의 거듭된 요청에 강력히 반발해 왔던 강청희 전 부회장으로서는 이번 조합 대의원들의 선택에 또 한 번 울분을 삼키며 돌아설 수밖에 없게 됐다.
28일 제4차 의협 의료배상공제조합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강 전 이사장은 긴급상정된 해임안 투표에서 찬성 19표, 반대 9표를 얻어 결국 이사장직을 유지하는데 실패했다.
출석 대의원의 과반수로 성립된 총회에서 투표에 참여한 28명 중 2/3 이상이 찬성, 해임이 가결된 것이다.
신임 이사장 자리는 지난 4월 새롭게 임명된 김록권 상근부회장이 올라설 전망이다.
“우월적 지위 통해 조합 좌지우지 해선 안돼”
이날 강청희 전 이사장은 총회장에 들어서면서부터 비장한 표정이었다. 인사말에서는 그 간의 성과와 함께 조합의 발전 방향 및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강 전 이사장은 “외형적 성장에서부터 내부 안정화까지 이뤄냈다”며 “조합원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신성장 동력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추무진 회장을 겨냥한 듯 “조합은 한 개인이 우월적 지위를 통해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임의 집단이 아니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강 전 이사장은 “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다. 의사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만큼 깊은 애정을 갖고 본인을 지지해달라”고 읍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유영구 대의원이 긴급으로 해임안을 안건으로 상정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대의원들 간 갑론을박이 거듭됐고 강 전 이사장과의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먼저 현 집행부는 해임의 당위성을 거듭 피력하면서 강 전 이사장을 압박했다. 총회 전부터 일찌감치 대의원들에게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의협 박종률 의무이사는 “지난 4월 정총에서 신임 상근부회장과 법제이사 인준 후, 조합측에 두 차례에 걸쳐 이사 변경 추천을 요청했음에도 조합은 이사 변경 등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조합 이사 변경 추천의 건에 대해 이사회 의결을 거쳐 반드시 조합 대의원총회에 상정돼야 하나 조합은 임의로 대의원총회에 상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신민호 대의원 역시 “정관 11조에 따르면 의협 상근부회장 1명과 4명의 당연직 이사를 두게 돼 있지만 강 전 부회장은 이미 해임됐고 의협 정총에서도 재신임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 이사장도 당연히 물러나야 하는데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합 분리까지 주장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조합의 업무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까지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해임 사유 명혹치 않아" vs "정치적 휘둘림 용납 안돼"
반면, 해임을 반대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조합 정관에 따르면 확실한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해임 사유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이철호 대의원은 “조합 정관을 보면 사실상 확실한 규정이 없어 해임 이유가 정확하지 않다”며 “임원의 해임 이유에 해당되는 것이 없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이 대의원은 “다만, 굳이 해임안을 상정시키지 않더라도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
해임안을 투표에 부치는 것은 현 상황에선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격론 끝에 강 전 이사장의 해임안은 표결에 부쳐졌고 출석대의원 28명 중 19명 찬성, 9명 반대로 이 안은 가결됐다.
강 전 이사장은 “4월 의협 정총 이후 하루도 편하게 잔 적이 없었다. 왜 본인이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자괴감이 든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그럼에도 차라리 본인이 본인에 대한 해임안을 표결에 부쳐달라고 한 심정은 어떻겠느냐”며 “대의원의 결정에 따르겠지만 앞으로 조합이 정치적으로 휘둘리거나 외압에 의해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록권 현 상근부회장이 당연직 이사로 참여키로 확정됐으며 조만간 정식 인준을 거쳐 신임 이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