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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 내 출혈로 인한 환자의 다리 마비 증상을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하고 엉뚱한 수술을 두 차례나 시행해서 장애를 야기한 대학병원이 소송에서 패했다.
법원이 적절한 치료가 이뤄졌다면 환자 다리가 신경학적으로 마비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판단한 결과다.
부산지방법원 제8민사부는 환자 A씨가 B대학교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병원은 6억6078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A씨는 마비된 오른쪽 다리 감각이 돌아오지 않자 B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이 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C씨는 후궁절제술 및 현미경하 수핵제거술(디스크절제술)을 실시했다.
수술 후 A씨는 의사 지시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등뼈 쪽에 뜨거움을 느꼈다. 오른쪽 다리 근력도 떨어지고 감각과 운동 기능도 저하됐다.
의료진은 다시 MRI 검사를 시행했다. 검사 결과 제6흉추와-제1요추 척수 내 출혈과 부종이 발견됐다.
스테로이드를 투여했으나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제8-11 흉추 감압술 및 후방고정술을 하고 나서야 다행히 제10흉추 신경 부위의 감각이 조금씩 돌아왔다.
그런데 물리치료를 받던 도중 A씨는 오른쪽 팔이 저리는 증상을 느꼈다.
MRI 검사 결과 이 전에 출혈이 나타났던 부위의 위쪽인 제6경추-제3흉추 척수 강 내에 또 출혈이 관찰됐다. 의료진은 서울대병원에 가 볼 것을 권유했다.
환자는 현재 하반신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감각도 없다. 팔에는 통증과 감각 이상이 있다.
환자는 의료진 과실 때문에 장애를 입게 됐다며 병원 측에 12억9257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B대학병원은 “환자에게 발생한 출혈은 모두 혈관종 또는 항 혈액응고제 복용으로 때문에 발생한 것일 뿐 수술이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환자 손을 들어줬다. 의료진이 증상 원인인 해면상 혈관종(Cavernous Angioma)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적절히 치료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결과다.
해면상혈관종은 전체 중추신경계 혈관기형의 5~10%를 차지하는 혈관기형의 일종이다. 대표적으로 치료법으로 수술적 치료와 감마나이프(gamma knife) 등 방사선수술 등이 있다.
재판부는 “환자의 증상 원인이 해면상 혈관종 때문이라고 파악했다면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고 정중앙 후방 척수 절개술과 척수 내 출혈 및 혈관종 제거술을 시행했어야 했다”면서 “이와 무관한 수술을 한 것은 의료상 과실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불완전마비상태였던 환자의 경우 스테로이드를 고용량 투여했다면 2차 손상에 의한 신경학적 마비가 조금은 나아질 수 있었고, 추가적인 출혈과 신경학적 마비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척수 내 해면상 혈관정을 정확히 진단하고 수술을 했다 하더라도 난이도와 위험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고려해 병원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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