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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 결찰술 후 환자에게 뇌경색이 나타나 소송에 휘말린 대학병원이 항소 끝에 승소했다. 1심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던 수술기록이 2심에서는 승기를 잡는 발판이 됐다.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는 최근 원고 A씨가 I대학교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I대학병원은 환자에게 8371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1심을 뒤집었다.
A씨는 두통이 심하고 귀 뒤쪽이 쿡쿡 쑤시는 통증을 느껴 I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아 CT 촬영을 했다.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어 약만 처방받고 귀가했으나 두통은 재발했다.
신경과 외래를 통해 입원한 후 두부 MRI 촬영을 한 결과 전방교통동맥에 작은 동맥류가 발견됐다. 의료진은 뇌동맥류 결찰술을 시행했다.
수술 후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의료진은 A씨에게 수술 당시 혈관이 육안으로 확보되지 않았다며 급히 재수술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전방교통동맥 클립의 위치를 재조정하는 두 번째 수술을 받은 후 A씨의 의식은 기면상태로 저하됐다. 기억장애, 인지력 저하, 배뇨장애 등도 나타났다. 뇌경색이 원인이었다.
A씨는 이후 병원에서 약물 투여, 인지력 및 재활치료, 간헐적 인공배뇨 등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았으나 증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현재 영구적인 기억장애 및 감정조절장애를 겪고 있다.
1심은 환자 손을 들어줬다. 2차 수술기록이 결정적인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2차 수술기록에 ‘클립 끝부분에 좌측 A2 혈관이 협착된 것이 보임’이라고 기재돼 있다”면서 “1차 수술 시 동맥류를 결찰하는 과정에서 다른 혈관을 함께 결찰하거나 압박해 뇌경색이 발생하게 됐고, 이로 인해 기억장애 및 감정조절 장애가 초래됐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2심은 원심과 정반대의 판결을 내렸다. 병원 과실을 인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1차 수술 과정에서 의료진이 좌측 A2 혈관까지 잘못 결찰한 후 A2 혈관을 압박하고 혈류를 차단시켰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면서 “수술지 기록지 내용이 A2 동맥 주변의 두꺼워진 지주막을 잘못 결찰한 것을 시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기록지의 혈관 협착 원인이 클립때문인지 유착된 조직이 밀려 혈관을 압박했기 때문인지는 불분명 하다”면서 “의료진은 1차 수술 직후 입체 혈관 조영술을 실시해 좌측 A2 혈관 근위부가 잘 관류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교정했기 때문에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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