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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이 직접 내놓은 수술(마취)동의서 표준안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기대감과 우려감을 동시에 나타냈다.
의사와 환자 간 잦은 분쟁으로 개선 여지가 많은 영역에서 의료계가 자체 표준서식을 마련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내용적으로는 문제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의원급 의료기관용 ‘수술(마취)동의서’를 마련해 전국 개원가에 배포했다. 지난해 잇단 수술환자 마취사고를 계기로 표준권고안 제작 방침을 정한 지 1년 만이다.
하지만 이번 표준안을 놓고 의료계 안팎으로 적잖은 논란이 일고 있다.
‘수술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의사가 변경될 수 있다’는 내용은 유령수술 면죄부 논란을, ‘전문과목 미기재’는 성형외과 개원가의 강한 반발을 촉발시켰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내용면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선 ‘의료계 자체적 표준안’이라는 점에서는 의미를 부여했다. 환자권익 보호는 물론 그동안 수술과정에서 불거졌던 다양한 분쟁 요소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취지에 공감을 표했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의료계에서 모처럼 의미있는 시도를 했다”며 “의료분쟁 최소화를 위한 의료계의 자발적 노력은 평가할만 하다”고 말했다.
다만 유령수술 면죄부 논란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수술과정 중 의사 변경’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수긍하지만 사후 설명의무가 명시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는 지적이다.
실제 의협이 제시한 표준안에는 사전에 의사 변경 가능성에 대한 내용은 포함돼 있지만 수술 후 이 사실을 고지하는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
동의서 작성 후에는 수술과 관련한 모든 사항을 의사의 판단에 위임한다고 명시돼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술과정에서 필요에 의해 의사가 바뀔 수 있지만 차후 환자나 보호자에게 이에 대해 설명해 줄 의무가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과목 미기재’ 논란에 대해서는 “성형외과 개원가의 무리한 주장”이라고 일침했다. 현행 의료법의 근간을 부정하는 요구라는 지적이다.
의료법 상 면허를 가진 의사는 모든 의료행위를 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책임이 수반되는 만큼 수술동의서 표준안에 진료과목을 명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 관계자는 “전문과목 표기는 현행 의료법과 상충되는 개념”이라며 “의사는 의학적 지식을 갖고 진료나 수술을 이행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면 된다”고 말했다.
수술동의서 실효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결국 법적으로는 임의서식에 불과한 만큼 법정서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정작 소송이 진행됐을 경우 해당 서식은 법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며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법정서식으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