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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 의료기관의 진료기록 감정 결과는 의료소송에서 법원이 의사 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 자료다.
클리토리스 표피 절제술을 받은 후 오히려 극심한 통증과 신경종이 발생한 환자 때문에 소송에 휘말린 병원이 진료기록 감정 의사가 내놓은 감정 의견으로 인해 울고 웃었다.
1심 재판에서 환자가 승기를 쥐는데 유리하게 작용했던 감정결과가 2심에서는 병원의 무죄를 입증하는 중요한 판단기준이 됐다.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A씨와 그의 남편이 B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12년 전부터 앓아온 클리토리스 부위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B병원에 내원했다.
이 병원 비뇨기과 전문의 C씨는 골반내진검사로 클리토리스 끝부분인 귀두 부위 통증이 가장 심한 것을 확인하고, 클리토리스를 덮고 있는 피부를 절제하자고 권했다.
C씨는 A씨에게 ‘회복 과정에서 출혈이 나타날 수 있고, 한 달 정도 통증 및 감염이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설명한 뒤 절제술을 시행했다. 클리토리스를 덮고 있는 피부를 지혈 집게로 잡아 제거한 다음 클리토리스를 노출시키고, 절개 면을 봉합했다.
내부에 박리된 상피나 분비물 등이 축적된 치구 외에는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출혈량도 적었다. 퇴원할 때 측정한 시각통증척도(VAS, Visual Analogue Scale) 점수는 0으로 가장 낮았다.
한 달여 뒤 A씨는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B 병원을 다시 찾아 ‘시술 후 클리토리스 부위가 닷거나 스치기만 해도 통증이 심하다’고 호소했다. 다시 측정한 VAS 점수는 8로 높아졌다.
A씨 통증은 B병원 통증클리닉에서 음부신경차단술을 받은 뒤 잠시 완화됐다. 그러나 시술 후 2~3시간마다 소변이 조금씩 새어 나왔고, 클리토리스 부위에 뾰루지가 생기면서 통증이 다시 심해졌다.
차도가 없자 A씨는 다른 상급종합병원을 찾았다. 골반내진검사에서 음부 양쪽에 2개, 아래쪽 음순에 1개의 종물이 발견됐는데, 조직검사 결과 신경종으로 확인됐다. 이 병원 의료진은 가장 통증이 심한 부위를 광범위하게 절제했다. A씨는 여전히 극심한 통증을 앓고 있다.
A씨 측은 “B병원에서 시술을 받은 후에 클리토리스 신경종이 발생했고, 의료진으로부터 1달 이상 통증이 지속될 것이라고 들은 바 없다”고 주장하며 1억4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B병원 측은 "절제술을 시행한 부위는 신경종이 발생된 음부 부분이 아니라 클리토리스를 덮고 있는 표피“라면서 ”수술 때문에 신경종과 통증이 생겼다고 볼 수 없다. 시술 내용, 위험성, 합병증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고 항변했다.
1심은 A씨 손을 들어줘 “병원은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신경종이 수술 이후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진료기록 감정의사의 의견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시술 후 속옷 등에 닿거나 스치기만 해도 콕콕 찌르는 듯하고 작열감이 심하게 느껴지는 등 신경종으로 인한 통증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났다”면서 “음부 부위를 절단하지는 않았지만 시술 때문에 악결과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술로 인해 신경종이 발생할 수 있고 극심한 통증이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은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A씨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1심과 같은 진료기록 감정결과를 받아 든 2심의 판단은 달랐다. 시술 과정상의 과실 때문에 신경종이 발생한 것인지 여부를 분명히 확인한 결과다.
재판부는 “1심 감정결과에 대한 사실 확인을 한 결과 감정의는 ‘신경종이 시술 이전부터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수술이 적절하게 시행됐더라도 반흔 조직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신경종이 시술의 결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회신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진은 통증이 1달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설명을 하지는 않았지만 악결과가 수술 때문에 나타났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설명의무 위반 사실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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