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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빅데이터’ 활용. 하지만 여러 분야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불법 유출 사건이 잇따르면서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크다.
이런 가운데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실과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주최로 열린 ‘사회건강문제 해결을 위한 개인정보 활용 대토론회’에서는 보건의료분야에서의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방안으로 ‘데이터 익명화’가 떠올랐다.
의학연구 목적으로 개인 의료정보를 공유하고자 할 때 ‘과연 그 데이터가 안전하게 보호되는냐’에 대한 우려에 대한 대안으로 데이터를 익명화하는 기술을 접목하시키는 것이다.
앞서 개인정보보호법 일부 개정에 따라 주민등록번호를 처리하고 있는 개인정보 처리자는 보유하고 있는 주민등록번호를 파기하도록 변경됐다. 2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8월 6일 이후로는 법에 근거하지 않는 주민등록번호를 삭제하거나 수집할 수 없다.
하지만 그동안 의학계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제약으로 공익적 의학연구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해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달 보건복지부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고유식별정보의 처리’ 내용을 담은 26조를 신설해 입법예고했다.
주민등록번호 등 고유식별정보 처리가 반드시 필요한 코호트 연구 등에 대해서는 주민등록번호 또는 외국인등록번호를 처리해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이날 대한의학회 법제이사 박형욱 교수(단국의대)는 “개인정보 침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다양한 빅데이터 연계를 위한 구조가 필요하다”면서 “스코틀랜드의 경우 개인정보침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데이터 연계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유럽연합도 공익적 의학연구를 법적으로 강력히 보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코틀랜드의 경우 위험도를 관리하고, 기능을 분리해 익명화해 광범위한 자료를 연계하는 방안 (Trusted third party Indexing)을 통한 빅데이터 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령, 건강정보를 보관하고 있는 건강정보보관자(심평원, 건보공단 격)는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에서 색인숫자를 생성해 성명, 주소 등 개인식별자와 함께 제3의 색인자(indexer)에게 보내게 된다. 여기에 투약 등 건강정보는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
또 고용정보를 갖고 있는 고용정보보관자도 데이터베이스에서 색인숫자를 생성해 제3의 색인자에게 보낸다. 단 소득 등 고용정보는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
그 다음 제3의 색인자는 성명, 주소 등 개인식별자를 이용해 양쪽에서 온 자료를 연결하고, 두 개의 연결 숫자(indexing number)를 생성, 대조표를 만들어 건강정보보관자와 고용정보보관자 각각에게 색인숫자와 부착된 연결숫자를 보낸다.
이후 제3의 색인자는 별도의 연결자(linker)에게 두 개의 연결숫자를 보내고 이후 색인자는 보유하고 있던 성명, 주소 등 개인식별자를 제거한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거쳐 연결자는 연구자들이 접근할 있도록 안전시설에 저장한다.
건강정보보관자는 기존의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자료 외에 수입 등의 새로운 정보를 접할 수 없고 고용정보보관자도 기조의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자료 외에 투약 등 새로운 정보를 접할 수 없다.
또 연결자와 연구자는 수입, 투약기록 등에 관한 정보를 볼 수 있지만 이름, 주소 등 개인식별자는 전혀 접할수 없도록 돼있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공공기관이 갖고 있는 자료를 연계한다면 개인정보 침해 우려를 거의 제거하면서도 다양한 자료 연계가 가능하다”고 피력했다.
임을규 한양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역시 “의료정보 공유를 위해서는 데이터 익명화가 선행돼야한다”면서 “데이터의 종류 및 사용용도에 따라 익명화 정도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메르스와 같이 전염성이 강한 질병에 대한 정보는 최소한의 익명화 기술만 적용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으며 어떤 질병의 경우 익명화 레벨을 높여 각 병원에서 진료한 통계 정보만을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와 정보 간 ‘연결’과 ‘집단지성’에 대한 투자도 강조됐다.
의학한림원 정책개발위원 이영성 교수(충북의대)는 “보건복지부, 건보공단, 심평원 등 각 당체들이 각각 빅데이터 개발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제는 개발보다는 연동을 위한 연계, 즉 협력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학계에서 ‘빅데이터 연계 활용’이 우리나라 의학연구 수준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남식 회장은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빅데이터는 질병 원인을 분석하고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중요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의학회 이윤성 회장도 “우리나라 고유의 장점으로 꼽히는 국민건강보험 자료 등을 적극 활용해 국민건강 증진과 의료산업 발전을 위한 돌파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