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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흐름에 따라 보건소도 변하고 있다. 과거 1차 의료 기관으로서 보건소 진료 영역은 예방접종 등 감염병 관리에만 국한돼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보건소는 감염병 관리뿐만 아니라 산후 조리 프로그램, 금연클리닉 등 다양한 분야로 진료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송파구보건소(소장 김인국)의 활약이 눈에 띈다. 송파구보건소는 보건복지부의 지역 특화 건강 개선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구로 선정됐고 서울시 창의성 평가 전염병 관리 분야에서도 최우수구로 뽑히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데일리메디는 지난 27일 김인국 송파구보건소장을 만나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보건소의 현주소를 진단해봤다.
바우처 제도 도입으로 예방접종 갈등 해소
‘예방접종’은 보건소와 민간 의료기관 갈등의 불씨였다. 보건소에서 시행하는 무료 필수 예방 접종 제도가 민간 의료기관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라는 주장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여전히 그 갈등은 현재 진행형일까. 김인국 소장은 그간 보건소와 민간 의료기관 사이 존재했던 갈등에 대해 운을 뗐다.
김 소장은 “현재는 바우처 제도 도입으로 보건소와 민간 의료기관에서 받는 필수 예방 접종은 모두 무료가 됐다”며 “더 이상의 갈등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보건소와 민간 의료기관이 제공하는 필수 예방접종은 영유아가 성장기 때 건강과 감염병 예방을 위해 받는 것이다.
이어 “바우처 제도를 바탕으로 보건소는 현재 민간 의료기관에 접종료와 약값을 지원해주고 있다”며 보건소 역할의 변화를 설명했다. 보건소 영역이 예방 접종을 직접 시행하는 데서 민간 의료기관에 비용을 지원하고 심사를 하는 역할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의료기관에서 예방 접종을 소화해 국민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며 “이는 바람직한 모습이다”라고 덧붙였다.
“자격 갖춘 보건소장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해야”
의사 출신인 김 소장은 꾸준히 문제가 된 비의료인 보건소장 임용 문제도 언급했다. 지역보건법에 따르면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에 한해 보건소장 임용을 진행해야 한다.
다만 이 같은 법을 준수하기 어려운 경우 보건 및 식품위생, 의무, 약무, 간호 직렬의 공무원을 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의사 출신 보건소장은 2006년 122명에서 2013년 101명으로 감소했다.
김 소장은 “법적으로 의사 면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보건소장이 되는 것이 맞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의사가 부족해서 비의료인이 보건소장 자리를 차지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의사 출신 보건소장을 임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사 면허를 가진 보건소장은 풍부한 의학적 지식으로 합병증과 후유증에 대해 개인의 연령, 신체적 조건, 면역 수준에 따라 차별화된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다. 반면 보건직, 간호직 등 비의료인 보건소장은 상대적으로 행정 능력이 뛰어나 업무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다.
김 소장은 ”의사 출신 보건 소장도 단순히 의료 전문 지식뿐만 아니라 행정력, 조직력 등 다양한 분야도 공부해 ‘자격’을 갖춘 보건소장이 나오면 좋겠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민간 의료기관과 상호 보완적 관계 구축해야
송파구보건소는 올해 12월 시민건강관리센터로 탈바꿈한다. 시민건강관리센터로 변화하면 의사 업무가 진료 중심에서 건강관리 계획으로 확대돼 좀 더 체계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김 소장은 “시대 흐름에 따라 보건소 업무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과감하게 민간 의료기관과 겹치는 부분은 버리고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보건소와 민간 의료기관은 환자 진료 영역에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기존 보건소가 중점적으로 제공해왔던 질병 진단과 예방 접종 등이 민간 의료기관까지 확대된 것이다.
그는 송파구보건소에서 진행하는 산모건강증진센터의 사례를 들며 “이제는 보건소도 주민과 접점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정확하고 고급스러운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보건소의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는 동시에 민간 의료기관과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할 것도 주문했다.
김 소장은 “민간 의료 기관에서 처방받고 약을 받으면 보건소에서는 교육과 상담을 받을 수 있다”며 보건소와 민간 의료기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그는 “단골 주치의가 민간 기관이라면 거기서 치료는 받되 상담과 교육은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다”며 ”이는 환자를 뺏는 것이 아니라 보완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공공 의료 기관으로서 역할을 시사하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1차 의료기관이 잘할 수 있는 역할을 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