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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선 혐한론 국내선 잇단 비리 '성형외과'
100억대 탈세에 성추행·유령수술 등 전문가 도덕성 '타격'
[ 2016년 07월 29일 20시 37분 ]

중국에서 한국 성형외과를 대상으로 악의적 비난 등 부정적 보도를 집중 방송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강남 성형외과에서 잇따라 터지는 비리 문제에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등이 단호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내부 자정활동 및 보다 강제력 있는 처벌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최근 강남경찰서는 강남 ㅈ성형외과 신모(43) 원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포탈과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중국인 환자 비율이 70%에 달하는 이곳은 브로커들에게 중개비를 지불하고 환자를 유치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병원은 진료비를 현금으로 받거나 중국 신용카드 단말기로 결제하는 방법을 통해 매출을 숨겨 왔다. 중국 단말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는 환전상 최씨가 개입해 수수료를 뗀 나머지를 병원에 건네 줬다.
 
이런 방법으로 병원은 지금까지 100억 원이 넘는 탈세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 원장은 이 사실을 숨기려고 대량의 진료 기록을 폐기처분하기도 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병원 다른 원장은 경찰에게 뒷돈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사실은 작년 말 병원이 탈세 혐의로 압수수색 받았을 때 확인됐다.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과거 D원장이 수사관들에게 뇌물을 준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D원장은 2012년 경찰 A씨에게 100만원 상당의 휴대폰을 개통해 전달했고, B씨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과거에는 일명 ‘수술실 생일파티’사건도 발생했다. 2014년 말 이 병원 간호조무사가 수술 중에 생일파티를 하는 영상을 올린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술실 안에서 음식을 먹거나, 수술도구로 장난을 치는 등의 사진까지 올라와 사회적 이슈로 한방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에 분노한 익명의 해킹 그룹이 병원 홈페이지를 공격하기도 했다.
 

유령수술 문제로 의사회에서 회원 자격을 박탈당한 ㄱ성형외과 사례도 있다.
 

유령수술이란 수술상담 의사와 실제 집도의가 다른 대리수술을 의미한다. 최근 공판을 받고 있는 ㄱ성형외과 유모 원장은 2012년부터 약 1년 간 33명의 유령수술을 해 온 혐의가 있다.
 

이에 검찰은 올 4월 원장을 사기죄로 기소했다. 통상적으로 업무상 과실치사가 적용돼 벌금형을 받았던 유령수술에 사기죄가 적용된 것은 처음이다.
 

병원은 이 밖에도 관리대장에 향정신성 의약품을 누락한 혐의와 의료인이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 및 운영할 수 없게 정해둔 1인 1개소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7월13일에는 수술 상담을 받으러 온 20대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 원장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우희 판사는 이날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성형외과 원장 A(65)씨에게 벌금 700만원과 함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23일 자신의 진료실에서 성형 상담을 받으러온 20대 초반 여성의 허벅지를 쓰다듬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1월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성형수술 상담 중 해당 여성의 허벅지를 만졌으며 "1500만 원인 수술비를 600만 원으로 깎아주면 나에게 뭘 해주겠느냐"며 "바깥에서 다섯 번만 만나면 수술비를 깎아주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한 진술 및 A씨 스스로 인정한 진술 등에 비춰보면 A씨가 피해자의 허벅지를 손으로 두 번 친 혐의는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성형외과 전문의로 유명한 A씨는 관련 논문과 책을 쓰고 TV프로그램에 여러차례 출연하기도 했다.
 

예방·감시와 함께 엄격한 처벌조항도 필요

잇따라 발생하는 성형외과 사태와 관련 의료계 대응은 강경하다. ‘제 식구 감싸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차상면 회장은 최근 홈페이지에 게시된 ‘유령수술에 대한 대국민 공지문’ 에서 “유령수술은 살인행위”라며 “심각한 장해가 발생한 피해자들이 침해당한 첫 번째 권리는 ‘신체권’과 ‘생명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반드시 상해죄나 중상해죄를 적용해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성형외과 관계자도 “불법적 행위에 대한 단절이 필요하다”며 현재 상황에 대한 우려감을 피력했다. 가뜩이나 업계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부정적인 모습이 자꾸 노출되다 보니 병원 운영에도 적지않은 타격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성형외과들은 환자의 불신을 없애는 데 힘쓰고 있다. 홈페이지에 공개적으로 광고를 내걸거나, CCTV 자체 설치를 홍보해 건전한 진료문화를 구축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나섰다. 최근 공정위는 수술에 참여하는 의료진 항목을 약관에 신설하는 수술동의서 강화 방침을 제안했다. 주치의 실명을 공개해 의료사고 등이 발생했을 경우 환자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주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에는 강제력이 없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일련의 사태들은 이전에 누적돼 왔던 문제들이 성형외과병원의 대형화화 함께 터져 나온 것”이라며 “의사회가 이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는 방침을 취하고 있으나 강제력이 약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도 비윤리적인 의사에 대한 면허취소와 함께 자율징계권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강제성을 띠는 처벌 규정이 특별히 없기 때문이다.
 
의협은 “의사 회원들의 비윤리적 행위가 드러날 경우 의협의 자체 조사권이나 징계권이 없다”며 “의료계 내부의 자정노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의협에 자율징계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리수술 등 각종 일탈적 행위는 환자에게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반면 형사처벌 등의 강제력 있는 제재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법 개정 등의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국내 성형외과 90% 이상이 강남에 몰려있는 독특한 구조”라며 “따라서 병원에서 이뤄지는 관행들이 모두 비슷할 수밖에 없다. 악습도 그만큼 빨리 퍼진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한해진기자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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