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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폴 마취 후 환자 혈압과 심박수가 계속 떨어지는데도 허리디스크 수술을 감행한 병원과 의사에게 1억9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부장판사 정은영)는 최근 환자 조모(66)씨와 그 가족이 N병원 재단과 의사 2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허리디스크로 두 차례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조씨는 이 증상이 다시 악화되자 N병원에 내원했다. MRI 검사 결과 요추 2-3번 간 급성 파열성 추간판 탈출증과 하지 근력 약화 및 보행 장애로 진단돼 수술을 받기로 했다.
수술 당일 오전 9시30분경 마취과전문의는 경막외 마취를 시행했다. 당시 조씨의 산소포화도는 99%, 혈압 125/65mmHg, 심박수는 분당 85회로 정상이었다. 의료진은 조씨의 체위를 엎드린 자세로 변경하고 수술 준비를 했다.
경막외 마취 후 30분이 지난 10시경 마취의는 수면 마취를 위해 프로포폴 50mg를 투여하고, 진정 유지를 위해 시간당 40ml 속도로 약물을 주입했다. 잠시 후 산소포화도가 89%, 혈압 95/40mmHg, 심박수는 분당 60회로 떨어지자 마스크로 보조 환기를 하고 아트로핀과 에페드린을 주사했다.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가 다시 안정적으로 회복됐다고 판단해 수술을 시작했다. 집도의 C씨가 피부를 절개하고 수술부위 근육을 박리한 후 씨암(C-arm)으로 요추 2~3번 위치를 확인하는 등 척추후궁절제술이 진행됐다.
그런데 10시 15분경 마취의는 갑자기 환자의 산소포화도가 측정되지 않고 활력 징후가 다시 불안정해졌고, 마스크 환기 시 기도 압력이 높아졌다면서 수술 중지를 요청했다.
집도의는 즉시 수술을 중단하고 절개해 놓은 수술 부위를 임시로 봉합한 뒤 환자 체위를 똑바로 누운 자세로 변경했다. 기관 삽관이 시행됐고 환자의 자발 호흡이 약해져 인공호흡기가 부착됐다. 솔루메드롤과 라식스, 에피네프린 등이 주사됐다.
이후 환자의 산소포화도가 98% 이상, 혈압은 125/65mmHg로, 심박수는 분당 85회로 회복됐으나 기도 압력은 여전히 높았다. 흉부 방사선 촬영과 혈중 가스를 분석하고, 수술실에서 경과관찰이 이뤄졌지만 2시간이 지나도 환자 의식은 회복되지 않았다.
환자는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뇌MRI 검사 결과 저산소성 뇌손상 의심 소견이 나왔다. 신경과로 전과해 계속 치료를 했으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7개월 뒤 환자는 재단이 운영하는 영등포 소재 다른 병원으로 전원돼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뇌손상으로 인해 사지가 마비됐고, 의식 수준도 떨어져 있는 식물인간 상태다.
조씨 가족은 “환자의 활력 징후가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았는데도 의료진은 5분만 지켜본 후 수술을 진행했고, 경과관찰을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며 “11억73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조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서맥, 저혈압, 호흡저하 등 프로포폴의 가장 위중한 부작용이 발생한 후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되지 않았는데도 성급히 수술을 진행했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혈압이 상승되고, 자발적 호흡이 가능하며 산소포화도가 충분이 유지됐을 때 수술을 진행했어야 한다”면서 “마취기록지에 의하면 수술 진행 시간부터 중지됐을 때까지 계속 혈압과 심박수가 저하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취기록지에는 10시10분 경 산소포화도 부분에 ‘#’ 표시만 있을 뿐 수술 재개 여부를 판단할 구체적인 수치가 기재돼 있지 않다”면서 “환자 상태가 완전히 회복뵀는지를 확인하지 않고 수술을 진행했다고 보는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경과 관찰을 소홀히 한 과실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10시15분 마취의가 응급상황을 발견하고 조치한 이후 10시20분경에는 혈압, 심박수 등이 수술 이전 상태로 돌아왔다”면서 “15분 전에 이미 산소가 원활히 공급되지 않았음에도 면밀한 경과관찰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프로포폴 용량이나 투여방법을 지켰기 때문에 부작용 나타날 것이라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응급조치나 이후 검사, 치료과정은 적절히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배상 책임을 6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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