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회사와 시장조사업체가 진행하는 역학조사에 참여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600여만원을 받은 의사에게 보건당국이 자격정지 처분은 내린 것은 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재판장 유진현)은 서울 A내과의원 원장 이 모씨가 “적법한 연구비를 지급받은 것일 뿐, 경제적 이익, 즉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게 아니”라며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사자격정지처분 취소소송을 기각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 2010년 7월부터 12월까지 B제약회사와 C시장조사업체는 의사 총 212명에게 조사 참여 수수료 명목으로 9억3881만여원을 제공했다.
B제약회사가 의약품을 처방하는 의사들의 명단과 의사별 의뢰건수를 작성해 C업체에 주고, C업체가 명단에 기재된 의사를 상대로 형식적인 시장조사를 실시한 뒤, 설문조사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1건당 5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결국 두 업체 대표이사는 약사법 위반으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원장 이 모씨도 지난 2010년 8월부터 12월까지 B제약회사와 C업체로부터 609만여원을 받은 사실로, 보건복지부는 이씨에게 2016년 5월 1일부터 2016년 7월 7일까지 의사 자격을 정지하는 처분을 내렸다.
이에 원장 이 씨는 “제약회사와 시장조사업체로부터 고중성지방혈증에 관한 연구조사 계약을 체결하고 그 대가로 연구비를 지급받은 것 뿐”이라며 리베이트 사실을 부인,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씨가 자신이 수행한 연구조사 결과 자료와 지급받은 돈이 실질적으로 연구비에 해당한다는 점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형사사건에서 리베이트 혐의가 인정된 점과 반대되는 사실을 받아들일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씨는 지난 2013년 7월 진료기록부를 허위 작성한 사실도 있었다. 약사가 처방전 없이 이미 조제해 판매한 약에 대해 사후 조제일자에 맞게 처방전을 발급해 준 것이다.
이 씨는 “환자로부터 위임받은 사람에게 처방전을 발급해주는 ‘보호자 진료’의 일종으로 허용되는 행위“라며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재판부는 “진료기록부 등을 거짓으로 작성한 행위”라며 “약사가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제를 판매하고 사후에 의사가 약제의 내용대로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는 의약분업을 규정한 약사법에 반하는 행위로 위법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의사가 의약품판매업체로부터 의약품 채택 및 처방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하는 행위는 시장 공정경쟁을 저해할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환자 부담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위법성이 크다”며 “의료계 리베이트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엄격하게 법을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