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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자리에서 꺼낸 가벼운 얘기를 실제로 기획했다. 그리고 벌써 3회째 프로젝트를 마쳤다. 하루에 30~40㎞를 걸어 총 111㎞ 2박3일이 걸리는 도보여행은 성공적이었다. 땀내가 풀풀 풍기고 발에는 물집에 잡혀 고통스러운 시간이지만, 이 힘든 여정이 직장 동료에서 가족으로 변화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자부한다. 다소 투박한 손으로 인사를 나눴지만, 직원들에 대한 마음은 절대 투박하지 않은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김도진 기획실장[사진](호흡기알레르기내과)을 만났다.
아산 대학 본교서 병원까지 3년 연속 도보 순례
시간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개봉했던 ‘577㎞ 프로젝트’라는 영화를 감상한 김도진 기획실장의 뇌리에 몇 장면이 계속해서 남는다. ‘우리도 해보자’라는 생각이 뚜렷해지기 시작한다.
순천향대학교 아산 본교에서 순천향대 부천병원을 직선으로 그어보니 111㎞가 나왔다. 숫자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의미가 부여됐다. 그렇게 ‘111㎞, 순천향을 위한 아름다운 도전’이 탄생했다.
“한 30년 전, 군대 시절을 제외하고는 오랫동안 걸었던 기억이 없었기에 고민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날 우연히 황경호 중앙의료원장, 김석락 전산정보팀 계장과 함께 한 회식자리에서 이 프로젝트가 구체화된 것이다.”
이처럼 111㎞ 도전의 시작은 즉흥적이었다. 그래도 해야만했던 이유는 실패를 하더라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2014년 6명이 참여한 1회차 도전이 시행됐고, 겨우겨우 살아돌아왔다. 다들 몸이 만신창이가 됐지만, 숨이 턱까지 차는 고통의 시간을 넘으니 뭐랄까. 서로를 보는 눈빛 자체가 달라져 있음을 느꼈다.”
지난해에는 8명, 올해는 6월 13명이 참여한 111㎞ 도전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뿌리를 찾아 떠나는 도보여행은 순천향인들이 공유할 수 있는 아름다운 여정으로 기록된 것이다.
황경호 중앙의료원장, 김도진 기획실장을 포함한 13인의 멤버는 땀냄새를 풀풀 풍기며 서로 물집을 짜주면서 완주에 성공했다.
#1일차 41㎞ 코스. 순천향대학교 아산 본교에서 경기도 화성시 궁평유원지까지 #2일차 34㎞ 코스. 궁평유원지에서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까지 #3일차 35㎞ 코스.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순천향대 부천병원까지. 2박3일 일정은 이렇게 진행됐다.
도보여행 중 물집이 잡힌 한 멤버를 위해 관리에 나선 김도진 기획실장.
계급장 떼고 모두가 똑같이
“2박3일 일정에서는 의료원장이라고, 기획실장이라고 특별한 대우를 받으려고 하면 안된다. 모두가 힘들기 때문에 같은 입장이 된다. 5만원에서 10만원 정도 드는 비용도 1/n로 나눈다. 계급장이 사라지는 것이다.”
김 기획실장에게 111㎞ 도전를 통해 가장 크게 느낀 바를 물어본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주요 보직자로 임명받은 이들은 직원들에게 다소 거리감이 있다. 이 거리감이 없어지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소중하다. 어쩌면 이 부분이 지속적으로 도전을 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된다”라고 강조했다.
개인적인 고민들부터 병원 내 큰 문제까지. 거리낌없이 대화할 수 있는 소통의 창구가 마련되려면 직급의 차이로 발생하는 어려움을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원무과 직원부터 의료원장까지. 멤버 하나하나가 주연이고 화제의 중심이 되는 111㎞ 도전은 말로만 하는 소통이 아니라 직접적인 유대감 형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땀내가 풀풀나고 다리는 풀려 물집이 잡혀 더 이상 걷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잠시 쉬어가며 서로에게 힘을 북돋아 주는 값진 시간은 김 기획실장의 가슴 속에 여전히 빛나고 있다.
그는 조만간 부천병원에서 서울까지 걷는 40㎞ 도전을 기획하고 있으며, 체력을 길러 내년에는 4회차 도전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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