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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혜경(30세,여)씨는 고등학교 체육 시간에 줄넘기 연습을 하다가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뛰고 어지러운 증상을 느꼈다. 벤치에 앉아 30여분동안 안정을 취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몸이 흔들릴 정도로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가슴이 답답하고 통증까지 느꼈다.
김씨는 심호흡을 하며 물을 마시려던 순간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깨어보니 학교 양호실이었다.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병원을 찾아 심전도 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했지만 심장 박동이 정상으로 돌아와서 별다른 증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김씨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심장이 빨리 뛰다가 ‘쿵’하고 멈추는 증상을 1년에 5~6번 경험했다. 두근거림의 원인을 정확히 모른 채 지내다가 올해 7월 두근거림이 지속될 때 응급실에 방문해 운 좋게 부정맥으로 진단 받고 시술을 받았다. 첫 증상 발현 후 13년이 지난 뒤였다.
부정맥(arrhythmia)은 심장의 리듬이 깨진 상태를 말한다. 보통 분당 60~100회 뛰는데 정상보다 지나치게 빠르거나(빈맥), 늦거나(서맥), 불규칙해진다(심방세동). 돌연사 원인의 90%, 뇌졸중 원인의 20~30%를 차지해 적기에 치료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경우 진단이 쉽지 않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식형 사건기록기(ILR) 삽입술에 대한 보험급여 인정기준이 지난 7월 1일부로 확대되면서 부정맥 적시 진단 및 치료 기회를 얻지 못했던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향상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식형 사건기록기[사진]는 체내에 이식돼 24시간 동안 최대 3년간 심장리듬을 추적하는 의료기기로 부정맥 진단에 주로 사용된다. 부정맥 의심 증상인 두근거림과 현기증, 실신, 흉통 등을 겪는 환자의 심장 리듬을 지속적으로 추적해 전문의의 확진 판단에 필요한 근거를 제공한다.
이식형 사건기록기 삽입술에 대한 환자 본인부담비율은 5~20%다. 과거 심장관련 질환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5%, 진단목적은 20%가 적용된다.
기존 행위 기준은 다른 검사로 원인이 진단되지 않은 재발성 실신이 발생한 경우로 국한됐다. 즉, 환자가 2회 이상 실신을 경험해야만 이식형 사건기록기 삽입술에 대한 보험 급여가 인정됐다.
또한 사건기록기를 삽입한다 하더라도 ▲병력 조사 ▲신체검진 ▲12유도 표준심전도 ▲심초음파 ▲24시간 활동 중 심전도 ▲기립경사테이블검사 ▲스트레스 테스트 ▲트레드밀 (treadmill) 테스트 등 8개 이상의 검사를 의무적으로 거쳐야 하는 까다로운 전제조건이 있었다.
새로운 행위 인정기준은 다른 검사로 원인이 진단되지 않은 재발성 실신과 재발성 두근거림, 심방세동이 의심되는 원인불명 재발성 뇌졸중 등 이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재발성 실신 환자 중 구조적 심장질환을 가진 경우에도 보험 급여가 1회 적용된다.
또한 8개 검사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전제 조건도 삭제돼 전문의의 임상적 판단에 더 큰 힘을 실어주게 됐다.
현재 인공심박동기(페이스메이커)와 이식형 제세동기(ICD), 심장재동기화치료기기(CRT) 등 부정맥 치료에 필요한 이식형 의료기기에 대한 추가적인 인정기준 확대 논의가 진행 중이라 조기 진단 및 치료 여건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심장학회 부정맥연구회 신동구 회장은 “실신은 기존 검사방법으로도 정확한 원인을 못찾을 확률이 20%나 된다”면서 “이식형 사건기록기를 삽입하면 최대 3년 간 실시간으로 심장리듬을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구 회장은 “갑작스런 실신을 경험한 환자들은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공포스럽다”면서 “이번 보험급여 조건 확대로 보다 많은 환자가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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