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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백혈병을 앓고 있던 정종현 군이 의료사고(항암제 투여 과실)로 사망한 사건이 계기가 된 ‘환자안전법’이 금년 7월29일 시행됐다. 약 3주가 지난 시점이고 의료사고 보고체계 구축 등 전반적 업무를 보건복지부로부터 위임받은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전담인력을 뽑아야하고 환자안전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 등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가 생긴 의료기관 입장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큰 상태지만, 환자안전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최선의 경주를 하겠다는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각오다. 공식 임기가 몇 주 남지 않은 석승환 원장[사진]의 바람이기도 하다.
18일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석승환 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환자안전법 관련 기관의 역할과 향후 과제를 논했다.
석 원장은 “의료사고 등 환자안전을 방해하는 행위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보고하고 학습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환자안전법의 핵심이다. 그 중심축에 서있는 인증원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환자안전 보고학습시스템’을 운영하는 주관기관으로 입장이 변화했다는 뜻이다. 이 시스템은 환자안전 정보의 수집(자율보고 및 정보연계), 처리 및 활용(조사분석, 주의경보, 지표개발, 자료개발) 등 통합적으로 정보를 관리하는 체계다.
그는 “새로운 이정표를 만든다는 큰 의미가 부여된 상태다.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의료환경 속에서 환자안전을 침해하는 오류 발생 시 보고, 분석, 학습 등을 통해 예방적 접근이 가능한 체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을 경우, 2024년까지 환자 안전사고의 25%가 줄어들 것이며 입원진료비 1조2245억원이 절감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환자안전 전담인력 의무 배치로 연평균 38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어 동일기간 1조6622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환자안전=의료 질' 자율적 보고 필요
“환자안전은 곧 의료의 질과 밀접하게 연계된 사안인 만큼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에서도 구체적으로 현장의 소리를 들려줘야 한다.”
환자안전 보고학습시스템은 의무 보고가 아닌 자율 보고로 운영된다. 보고를 안했다고 해서 처벌을 받는 등 규제는 없지만, 그 공간을 열어둔 상태이니 세밀하고 꼼꼼한 얘기를 들려달라는 것이다.
석 원장은 “의무 보고로 규정지으면 표면적 드러난 것만 보고하게 된다. 결국 그 결과는 피상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율 보고가 필요한 것이다.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보고가 진행돼야 개선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특히 “처벌규정이 없다고해서 방관하지 말아야 한다. 내 가족과 주변인들에게 동일한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별, 의료기관별로 세부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세금을 들여 하는 이 사업이 제대로 정착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18일 기준 총 7건의 보고가 들어온 상태로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초기부터 명확한 보고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올 연말까지는 서면, 우편, 이메일 보고를 진행하고 내년부터 인증원 내 전산시스템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석 원장은 “환자안전에 대한 보고체계가 활성화된다면 외국의 사례보다 탁월한 국내 특유의 문화가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놨다.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환자안전 보고학습시스템이 잘 가동돼 수시로 피드백을 주고 받는 것”이라는 그는 “예방과 종합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다각적 차원의 해답이 나올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증원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과정 속에서 가감없는 보고가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당사자의 노력에 의해 달려있다는 것이다. 환자와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석 원장은 “이제 막 역사적 첫발을 내딛었다. 환자안전 문화가 정착되고 이를 기반으로 사회경제적 효과까지 얻을수 있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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