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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이 불명열의 원인 질환을 밝히려는 노력을 소홀히 해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유족이 소송을 제기했지만 1, 2심에서 모두 패했다. 법원이 의학적으로 합리적인 검사가 이뤄졌다면 과실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결과다.
서울고등법원 제17민사부(부장판사 이창형)는 최근 망인 A씨의 유족이 B국립대학교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이 의료진의 과실 책임이 없다고 판단함에 따라 판결이 확정되면 B대학병원은 유족 측이 지급하지 않은 9824만원의 진료비를 돌려받게 된다.
A씨는 다른 대학병원에서 불명열로 20여일 동안 치료를 받다가 B국립대병원에 내원했다. 불명열은 적어도 3차례 이상 체온이 38.3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발열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되고 1주일 이상 입원해 여러 검사를 해도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B병원 입원해 불명열 원인을 밝히기 위한 검사와 치료를 받던 중 A씨는 감염성 심내막염으로 인한 뇌동맥류 파열로 의식을 잃었다. 의료진은 신속히 응급개두술 시행해 뇌동맥류 파열 부위를 지혈하는 등 치료를 했지만 A씨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입원 후 감염성 심내막염으로 진단되기까지 10여일이 소요됐다.
유족 측은 “망인이 입원 2달 전 내시경 검사를 받았는데도 의료진은 감염성 심내막염일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심장초음파 검사를 빨리 시행했다면 감염성 심내막염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진은 망인의 신경학적 증상이 악화됐는데도 뇌질환 발생 가능성에 대해 빨리 정밀검사를 하지 않았다"면서 "감염성 뇌동맥류 및 뇌경막하농양을 발견하지 못한 과실로 인해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과실이 있다”고 말했다.
유족 측 주장은 1, 2심에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임상의학적으로 실천되는 진단범위 내에서 진찰과 진단이 이뤄졌다면 의료진이 검사를 소홀히 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입원 당시 망인에게서 판막질환이나 심 잡음, 심 비대 등이 관찰되지 않는 등 감염성 심내막염을 즉시 의심할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심장초음파 검사를 즉시 시행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내시경검사로 인한 감염으로 인해 심내막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을 뿐만 아니라 그 인과관계도 불명확하다”면서 “내시경 검사자라고 해서 망인이 감염성 심내막염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 속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감염성 뇌동맥류는 비교적 보기 드문 질환으로 경고 두통이 드물고 뇌출혈에 의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진 진단이 쉽지 않고, 뇌혈관조영술을 반복 시행해야 한다”면서 “설사 정밀검사를 조기에 실시했다고 하더라도 감염성 뇌동맥류 진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