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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제자에게 명의를 빌려줘 병원을 불법 개설·운영하게 도운 K의대 전(前) 교수가 수십억원의 요양급여를 토해낼 위기에 놓이자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패했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부장판사 유진현)는 K의과대학 前교수 이모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56억원 상당의 요양급여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이 前 교수는 지난해 5월 27일 건보공단으로부터 56억원의 요양급여 환수 처분을 받았다. 의료법 제4조 2항을 위반해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의 이름으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 했다’는 이유다.
공단은 지난 2011년 2월 28일 이씨 명의로 개설된 W요양병원이 실제로는 이 교수의 제자이자 의사인 조모씨가 운영했다고 판단했다.
조씨는 A의료 경영자문 및 컨설팅회사의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A회사는 보증금 1억원, 월 3000만원에 W병원을 임대했지만 이 교수는 실제로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로부터 병원 리모델링 비용을 빌렸다.
조씨는 A회사에서 일하다 W병원으로 소속이 바뀐 직원 홍모씨로부터 업무및 자금 현황에 대해 매일 이메일로 보고 받았다. 의사 채용도 직접 결정했고, 간호사나 다른 직원 인사에 관해서도 보고를 받았다. 이 교수 월급도 직접 지급했다.
이 같은 사실은 A회사 기획팀장 이모씨가 공단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공단은 ‘의사가 병원경영지원회사를 설립해 불법 사무장병원을 개설·운영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형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W병원은 의료기관 개설 자격이 없는 A회사가 아니라 의사 자격이 있는 조씨에 의해 실질적으로 운영됐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했다. 공단은 의료법 제4조 2항 위반을 들어 이 교수에게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씨는 “조씨로부터 병원 운영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병원에서 환자들을 직접 진료하고 의사 및 직원들을 직접 채용하는 등 병원 업무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권한을 행사했다”며 “실질적인 운영자로서 명의를 대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설사 명의를 대여했다 하더라도 조씨는 의료인이고 다른 의료기관을 개설한 바가 없다”면서 “의료인이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의료인이 복수의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인 사무장병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원은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에서 조씨가 W병원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다고 결론을 낸 점 등을 종합하면 이씨는 명의를 대여한 것”이라며 “명의대여자인 이씨가 적법하게 개설한 의료기관인 것처럼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를 지급받았으므로 이를 환수하는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 명의로 사무장병원을 개설·운영하는 것을 금하는 것은 고령이거나 신용상태가 나쁜 의료인 명의로 의료법 위반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서 “실제 운영자가 의사라거나, 명의를 대여한 의사가 환자를 상대로 일부 의료행위를 했다고 해서 위법 사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이와 관련,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준래 변호사(선임전문연구위원)는 “이번 판결은 의료인의 ‘1인 1개소법’ 위반이나, 비의료인이 개설한 사무장병원 사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의료법 제4조 2항 위반 사실만으로도 건강보험법상 부당이득징수 처분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의료법상 적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만 급여를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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