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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똑똑해져야 한다고 했다. 최근 치과의사에게 보톡스에 이어 프락셀 레이저마저 사실상 허용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가운데 어쩌면 피부과 의사보다 환자들에게 더 큰 ‘재앙’이 불어 닥쳐올 것이라는 경고다.
대한피부과의사회 정찬우 이사를 만났다. 그는 이번 프락셀 판결 이후 대법원 앞에서 무기한 릴레이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시위는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항변, 즉 아우성이다.
마치 곡예와 같이 영역을 넘나드는 위험천만한 진료에 대해 수차례 신호를 보냈지만 피부과 의사들 및 의료계 호소에도 불구, 약발은 먹히지 않았다.
정찬우 이사가 환자 진료에 있어 안전성을 강조하며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본인이 생명의 문턱 앞에서 아파하고 좌절했던 경험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피부과가 아닌 신경외과 의사가 꿈이었지만 네트워크 병원을 경영하며 항노화 의학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등 그야말로 승승장구 했다. 리더스피부과를 운영하면서 환자들에게 피부 건강을 찾아주기 위해 연구하고, 또 연구했다.
그런데 2007년 그에게 간암이 찾아왔다. 코스메틱법인도 운영하면서 압축 성장을 일궈냈고 가장 많은 대외활동을 하던 시기였다.
정 이사는 “당시 소위 ‘죽을 병’에 걸리고 곧 죽게될 것이라는 얘기를 의사로부터 들으니 퍼뜩 들었던 생각이 내가 없으면 아무 것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었다. 투병 생활을 하면서 나를 귀하게 돌보지 않은 지난 시간들을 후
회했다”고 떠올렸다.
너무 많은 일을 하면서 쉬임없이 달려왔지만 간암이라는 브레이크가 없었다면 멈추지 않았을 의사로서의 삶이었다.
정 이사는 “다행히 기적적으로 간암이 완치됐지만 깨달은 게 있었다”며 “내가 귀한만큼 환자도 귀하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간혹 의사들은 의료행위로 인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관대한 의사들이 적지 않다. 그는 “내 생명이 소중하듯 환자 역시 소중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 절대 치료에 있어 위험천만한 일을 할 수 없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
다.
화불단행이라고 했던가. 완치된 줄 알았는데 2011년 또 다시 간암이 재발했다.
정 이사는 “나름 열심히 살아왔는데 왜 이런 고통이 두 번씩이나 찾아올까라고 생각하니 절망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삶을 잘 정리하는 것만이 당시 나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이 때, 지금까지 자신이 직접 연구하고 개발해 온 비절개 국소마취 항노화 시술법을 알려야겠다고 판단, 홍보에 사활을 걸었다. 정 이사는 “다른 피부과 의사들은 모두 어려워서 하지 않으려고 했던 시술이었다. 동료들도 처음에는 이해하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정 이사는 “절개를 하지 않고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도 항노화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또 다시 삶의 고비를 넘겼다. 정 이사는 이제 본격적으로 환자를 ‘도와야 겠다’라고 생각했다.
비절개와 비진정, 국소마취로 환자 고통을 덜어주되 진정한 행복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정 이사는
“의사들의 윤리의식 부재로 사실상 피부과 시장이 상당부분 왜곡돼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실례로 보톡스, 필러를 비롯해 노화 치료 등 일선 피부과 현장에서 이뤄지는 수십 가지 일들에 위험성들이 내재돼 있다. 레이저를 할 때도 수면마취를 하게 되는데 프로포폴로 인한 중독은 쉽게 여길 사안이 아니다.
의사들의 윤리 의식 부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도 이 때문이다.
정 이사는 “비절개, 비진정으로 시술 및 수술을 진행해 왔다. 알리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앞으로 계속해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보톡스 및 프락셀 레이저 시술과 관련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정 이사는 “피부과 전문의도 자신의 분야에 새로운 시술을 하고자 할때 이렇게 위험천만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데 하물며 치과의사가 면허 영역을 넘어서까지 왜 환자 치료를 시도하려는 지 도무지 납득하기 힘들다”고 답답함을 피력했다.
그는 “부디 치과의사가 가해자가 되고 환자가 피해자가 되는 일이 없길 바란다”며 “정부와 대법원의 판결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지 모르나 불미스러운 일은 이미 일어나고 난 다음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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