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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올 초 원주로 이전해 누구보다 가까운 이웃사촌이 됐지만, 해결 방안을 함께 찾기 보다는 서로에게 잘못을 전가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4일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과 심평원 손명세 원장[사진]은 피감기관의 수장으로 한 책상에 앉았지만, 보이지 않는 신경전과 싸움은 지속됐다. 과거와 다른 양상이라면 강경한 발언보다는 답변을 회피하거나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많았다는 점이다.
우선 안산 비뇨기과 의원 자살 사건으로 현지조사 부분에 대한 논란이 점화됐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여야 의원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강석진, 김상훈, 성일종 의원은 “건보공단과 심평원 업무가 중복되는 등 문제와 함께 과도한 현지조사로 인해 개원의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손명세 원장은 “건보공단의 수진자 조회 및 방문 확인과 심평원의 급여조사가 통합 조정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관련 내용은 열심히 연구 중”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성상철 이사장은 관련 내용에 직접적으로 연계된 상태지만 적극적으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현지방문, 현지조사 등 전반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질문이 심평원에만 집중되는 바람에 건보공단은 손 안대고 코 푸는 식으로 넘어간 것이다.
공단 원료합성 환수소송 패소 원인 심평원?
건보공단이 2008~2015년까지 6차례에 걸쳐 1573억대 의약품 원료합성 소송을 패소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책임이 바로 심평원에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원료합성 환수소송 현황자료 및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심평원이 ‘원료합성 특례 신청서’를 부실하게 심사해 건보재정이 457억원 손실됐다는 주장이다.
부실심사로 특혜를 본 제약사는 총 11개로 국제약품 176억, 하원제약 64억, 하나제약 43억, 이연제약 57억, 경보제약 21억, 씨트리 19억, 동화약품 15억, 국제약품 17억, 유한양행 9.7억 등 구체적인 수치도 나왔다.
심평원은 제약회사가 약제결정 이후 직접생산에서 간접·위탁생산으로 변경한다는 사실을 식약처에 제출했음에도,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등 약제결정 과정에서 해당 기관이 소통하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손명세 원장은 “관련 내용에 대해 좀 더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답변은 내놓지 못했다.
공단 협조하면 1200억원 재정 절감도 가능
심평원은 공단으로부터 ‘사후관리 정보’를 받지 못하는 부분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이 협조하면 1200억원의 재정절감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사후관리 정보는 허위·부당청구로 적발된 요양기관 명칭, 부당유형, 환수금액 등의 행정처분 관련 정보를 말한다.
심평원이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단의 사후관리 정보를 심평원의 심사 업무에 접목하면 연간 1200억원의 재정절감이 가능하다. 심사단계에서 부당청구를 적발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공단 역시 “심평원이 보유하고 있는 청구명세서 상 ‘특정내역’ 정보가 필요하다. 이를 활용하면 실제 치료가 이뤄졌는지 여부를 확인해 허위·부당청구를 파악하는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양 기관의 정보 공유가 미흡해 재정절감을 이끌어낼 수 없다고 지적한 최도자 의원은 “더 이상 가입자에게 피해를 전가하지 말고 해결책 마련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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