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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병원 '환수' 판결 논란 일파만파
대법원 확정시 줄소송 예고…"청구권 해석 혼란 초래"
[ 2016년 10월 07일 06시 25분 ]

의료인이 네트워크 병원을 운영하면서 의료법을 위반했더라도 요양급여비 청구는 가능하다는 서울고등법원 판결이 논란을 빚고 있다.


대법원이 고법 판결을 최종 확정할 경우 비(非) 의료인이 실질적 개설‧운영자인 ‘사무장 병원’과 동일하게 네트워크 병원의 급여를 환수해 온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행태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고법 행정2부(부장판사 이균용)는 안산튼튼병원 원장 홍모씨 등이 “74억원의 요양급여 환수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건보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과 달리 원고 승소 판결했다.


건보공단은 2014년 4월 ‘의료인은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고 규정한 의료법 제33조 8항과, 명의 대여를 금지한 의료법 제4조 2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안산튼튼병원에 지급한 74억원을 환수하기로 했다.


의료법이 규정한 1인 1개소와 명의 대여 금지 원칙을 위반했기 때문에 비 의료인이 소유한 사무장병원과 마찬가지로 요양기관 자격을 상실했다고 판단한 조치였다.


병원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했고, 1심에서는 패소했다.

하지만 2심은 네트워크 병원에 대한 환수 처분 적법성을 인정한 1심과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다. 1인 1개소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만으로 청구권을 빼앗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고 바라봤다.


재판부는 “의료인이 의료기관을 중복 개설‧운영했더라도 정당한 요양급여가 이뤄졌다면 그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며 “환수 대상이 되려면 반사회적이거나 건보체계를 교란시키는 정도에 해당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의료인이 의료기관을 중복 개설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과 면허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아 의료법만으로 제재 가능한데 급여까지 환수하는 것은 과다한 규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리면 네트워크 병원에 대한 환수 근거가 흔들릴 수 있다. 다른 네트워크 병원이나 사무장 병원 관련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금태섭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 간 네트워크 병원 관련 누적 환수 결정액은 총 796억원에 달한다. 서울고법 판결대로라면 줄소송이 예상된다.

금태섭 의원은 지난 5일 서울고법 및 산하지법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 건강보험 및 의료제도의 문제, 건강보험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은 의료 영리화를 더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계는 네트워크 병원과 사무장 병원의 불법성을 다르게 평가한 이번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향후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일부 하급심 법원에서는 복수 개설 원칙을 이유로 네트워크 병원의 급여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 공단의 조치가 적법하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A 네트워크병원 관계자는 “네트워크 병원은 의료인에 의해 정당한 의료행위가 이뤄지지만 사무장 병원은 자격도 없는 일반인이 돈을 벌 목적으로 개설했기 때문에 엄밀히 다르다”며 “당연지정제를 통해 의료인의 재산권 및 직업행사 자유를 제한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 규정을 좀 더 명확히 해 혼란을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태섭 의원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이번 판결에 앞서 2014년 12월 '급여 청구 요양기관은 의료법에 따라 적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만을 의미한다'며 네트워크 병원에 대한 급여 지급을 거부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금 의원은 “같은 법원에서 모순된 내용을 선고하는 것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B 네트워크 병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의 적법성을 떠나 결국 모호한 법과 공단의 행정편의주의가 부른 혼란이 아니겠느냐”며 “좀 더 면밀히 조사하고 따져서 모든 사람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법과 행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성미기자 ksm674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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