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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도 화폐도 아닌 ‘바이러스’를 수집하는 사람이 있다. 중앙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차영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중앙대병원은 2010년부터 ‘인체유래 고위험군바이러스 소재은행’을 운영하고 있으며 차영주 교수가 은행장을 맡고 있다.
차 교수는 바이러스 진단 키트를 만들기 위해 세계 각국을 다니며 B형 간염, C형 간염, 에이즈가 뿐 아니라 뎅기열이나 지카 등 고위험군에 속하는 바이러스를 수집하고 있다.
바이러스를 충분히 모아 진단 키트 개발에 사용되면 내국인 뿐 아니라 세계인의 감염병 관리에 도움을 주며 신속한 진단으로 국제적 보건 안전에 기여할 수 있다.
데일리메디가 차영주 교수에게 국가목적형 바이러스 소재은행으로 선정된 계기와 국제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직접 들어봤다.
세 번째 도전 끝 국가목적형 은행 선정
중앙대병원 바이러스 은행은 최근 한국연구재단 ‘2016년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신규과제’에 있어 필요성·활용성과가 높은 국가전략소재 개발 계획에 따라 ‘국가목적형 인체유래 고위험바이러스 소재은행’으로 선정됐다.
2014년부터 시작된 국가목적형 사업에 두 번 지원했으나 모두 떨어지는 아픔을 겪었지만 세번 째 도전에 성공한 것이다.
국가목적형 바이러스 은행이 되면서 연간 예산도 1억2000만원에서 2억9000만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차 교수는 "작년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에 대한 인식이 커졌고 올해 지카바이러스까지 내국인이 감염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오자 바이러스 소재은행이 필요하다는 것을 국가가 인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전까지 사람들 인식에서는 뎅기열 혈청을 확보하고 바이러스 혈액을 수집하는 것이 당장에 중요하지 않다보니 해당 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차영주 교수는 "매년 모기를 매개체로 한 뎅기열 환자가 늘고 있는데 이 모기가 제주도 남단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지구 온난화가 지속돼 뎅기열 모기가 북상하면 국내에서도 뎅기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 교수는 “뎅기열·지카 등 우리나라도 더 이상 감염병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 가고 있다”며 “국가목적형 바이러스 소재은행이 꼭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에는 HIV-1과 HIV-2가 있는데 국제 수준 진단 키트 허가를 위해서는 두 가지 HIV 유형 혈액 모두 있어야만 한다.
현재 바이러스 소재은행은 국내 에이즈 환자 단체와 협력해 약 80여명 혈액을 얻었지만 국내 환자는 모두 HIV-1 유형의 환자다.
HIV-2는 대개 서아프리카 국가에 한정 돼 있어 바이러스를 얻기 위해 차영주 교수는 아프리카까지 가는 고생을 감수해야 했다.
"정확한 진단 키트 개발 지원하고 국외 연구소재은행 설립 추진"
차 교수는 "서부아프리카 국가와 MOU를 맺고 HIV-1, HIV-2를 합쳐 총 120개 혈액을 확보했고 진단키트 개발에 필수적인 HIV-2 양성혈청 및 표준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차 교수는 "탄자니아 국립의학연구소에서 세미나를 갖고 MOU를 진행중이고 지카 혈액을 수집해 가져오는 것으로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차 교수는 에볼라 바이러스 키트도 만들고 있다. 에볼라는 국내에 혈액을 가져오는 것이 불가능해 라이베리아 현지에 보관 중이다.
또한 베트남과도 MOU를 체결해 우리나라에서 얻기 어려운 뎅기열 바이러스 혈청 등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차 교수는 “국내외에서 확보와 구입이 어려운 감염병 관련 핵심 연구소재 수집을 통해 보다 정확한 진단 키트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각국 전문가들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 필요성을 공감하고 함께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차 교수는 국가기관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이 생겼으면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영국의 The National Institute for Biological Standards and Control(NIBSC)와 같은 국가 관리 시스템이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국가가 사업을 주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차 교수는 “해당 사업은 공적인 가치를 가지는 만큼 국가사업 시스템이 필요하다. 국내외에서 확보가 어려운 신규 소재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 및 국제 수준의 표준화된 은행 운영 품질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국외 연구소재은행을 설립할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