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간이식학회에서는 국내 양대 간이식센터인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 간이식팀의 수술 장면이 생중계됐다.
학회에 참석한 세계 각국 의사들은 오랜 시간 이식수술을 숨죽인 채 지켜봤다.
살아 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떼어내 다른 사람에게 이식하는 생체 간 이식은 외과에서도 가장 고난도의 수술로 꼽힌다.
서울아산병원이 지난 22일 연구원 대강당과 융합연구관 아산홀에서 '간이식 5000례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생명 연장의 현장에서 의료진 한 명, 한 명의 땀과 노력이 모아진 발자취 그대로였다.
간이식 5000례를 기념한 심포지엄에서 소개된 환자들의 감사 편지도 줄을 이었다.
실제 한국간이식인협회 이상준씨는 국내 최장 생존 성인 간이식 수혜자로서 이날 모습을 나타내 간이식 후 되찾은 건강한 삶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사진으로 보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의 발자취'에는 세계 최고 간이식팀을 향한 도전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어 심포지엄에는 ▲소아과 의사로서 소아간이식 300례를 통해 얻은 경험(소아청소년과 김경모 교수) ▲5000례 간이식의 마취 경험-가장 어려웠던 순간들(마취통증의학과 송준걸 교수) ▲간이식 후 발생하는 담도 합병증을 내시경적으로 치료하는 의사로서의 소회(소화기내과 이성구 교수) 등 발표가 진행, 의미깊은 시간이 마련됐다.
이승규 아산의료원장(간이식외과 석좌교수)은 "1992년 8월 처음으로 서울아산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시작한 이래 1994년 12월 국내 최초 소아 생체 간이식을 성공했다"고 회고했다.
1997년 국내 최초 성인 생체 간이식, 1999년 세계 최초 변형우측간 이용 생체 간이식, 2000년 세계 최초 2:1 생체 간이식 등 '최고',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이 원장은 "2003년 세계 교환 생체 간이식까지 시행하면서 5000례라는 의미있는 성과를 달성하게 됐다"며 "의
료진, 환자 및 가족들의 헌신적인 도움과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원장은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을 이루기 위해 지난 시간 발자취를 돌아보고 나아갈 방향으로 함께 고민하고
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세계 간이식계가 서울아산병원의 경험을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고 인정하는 데에는 치료가 어려운 중증 환자들을 제외시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97%(1년), 89%(3년), 88.5%(5년)라는 뛰어난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5000명의 환자 중 대다수의 환자가 시급히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중증환자다.
아산병원이 수술 성공률이 극히 낮은 이들을 대상으로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생체 간이식을 주로 시행했음에도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뇌사자 간이식을 주로 하면서도 한국보다 간이식 역사가 긴 미국(UNOS)의 간이식 생존율 88.7%(1년), 82.7%(3년), 79.7%(5년)을 뛰어넘었다.
여기에 2007년부터 2015년까지 9년 연속 연 300례 이상의 간이식 수술에 성공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승규 원장은 “지금까지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은 절체절명의 중증환자들을 포기하지 않았음에도 수술 성공률이 매우 높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가진다”며 “국내를 넘어 세계 의료계의 ‘생체 간이식 메카’로 자리 잡은 칸큼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