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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의료기관에는 환자정보 유출 위험이 상존한다. 의료기관 홈페이지 해킹으로 환자정보가 노출되는 사건이 거듭 발생하면서 허술한 의료기관 개인정보보호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9월 30일 의료기관 홈페이지 해킹 후 환자정보를 빼낸 취업준비생이 구속됐다. 해킹을 시도한 범인도 문제지만 개인정보를 암호화 없이 평문으로 저장하는 등 허술하게 정보를 관리한 의료기관에 비판이 쏟아졌다.
의료기관 해킹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에는 유명 대학병원의 중앙통제시스템 해킹 사건이 발생했고 2013년에도 대형 대학병원 두 곳이 해킹돼 환자정보가 유출됐다.
거듭된 사고로 의료기관의 허술한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에 대한 각성의 목소리가 높지만 의료계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이러한 고충은 작은 규모 의료기관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경기 소재 A병원 관계자는 "국공립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전산시스템에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나머지 병원은 비용 부담으로 미루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너무 많은 개인정보보호 인증 기준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그는 “현재 ISMS 인증, 심평원의 개인정보 자율점검, 정보보호관리체계 국제인증인 ISO 등 기준이 너무 많고 그마저도 명목상 유지되는 기준이 대다수”라며 “통합된 실질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소재 B병원 관계자는 “EMR과 OCS 등 전산 프로그램을 병원이 직접 구매해야 한다”며 “정부가 내세운 개인정보보호 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솔루션을 사야하는 게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충남 C병원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전산시스템 보안 장비가 상당히 고가”라며 “수가 등을 통해 정부에서 지원 해주면 좋겠지만 현재는 병원 자체적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의료기관 환자정보 노출 사고가 거듭 발생하자 정부도 민감 정보를 다루는 비율이 높은 의료기관의 개인정보보호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 대책을 마련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강화된 개인정보보호법으로 국민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의료기관 피해도 방지하기 위해 병·의원급부터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자율점검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요양기관의 저조한 참여로 기존 7월까지였던 서비스 신청기간이 최근 사실상 10월 말까지 연장됐다.
'개인정보 자율점검 서비스'는 의료기관의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제도지만 심평원 내부에서도 시행에 고충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의료기관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30회에 달하는 교육, 의약단체 등을 대상으로 메일, 문자, 온라인 게시판 게재 요청 등 다양한 홍보 활동을 했지만 현재 참여율이 60%에 불과하다”고 고충을 전했다.
의료기관 개인정보보호 시스템 강화를 위해 다양한 대안을 마련 중이지만 실제 의료현장 분위기는 차이가 있음을 전제하기도 했다.
그는 “매년 시행되는 개인정보 자율점검서비스를 규칙적으로 신청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자율'이라는 단어에서 의무감을 느끼지 못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참여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