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10월26일mon
로그인 | 회원가입
OFF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치과에 프락셀 빗장 풀리면 국민건강권 무너져”
피부과醫 “구강미백 학술활동 포함 학회 창립” 의대교수회 “치과교육 수련과정”
[ 2016년 10월 27일 06시 02분 ]



“피부 치료는 피부과, 치과 치료는 치과, 이것이 상식입니다.”


대한피부과의사회가 대법원 앞 릴레이 1인 시위를 하면서 외친 말이다.

대법원이 지난 8월 29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치과의사 A씨에게 무죄를 확정하면서 사회적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의료계는 “치과의사에게 레이저·보톡스 시술을 합법화했다”며 반발하더니 “급기야 의사들도 구강 치료에 나서겠다”며 전면전을 예고했다.

사건 발단은 다음과 같다. 치과의사 A씨는 2009~2012년 일부 환자에게 프락셀 레이저(fractional laser)로 피부 주름·잡티 제거 시술을 해 ‘치과의사로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레이저 시술은 치과 의료기술에 의한 질병 예방이나 치료 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으나 2심은 “치과대학·치의학대학원 교육과정에 안면피부 성형술, 레이저 성형술, 필러 및 보톡스 시술이 포함돼 있으며 A씨의 레이저 시술은 부작용이 적기에 치과의사의 이 같은 행위가 생명이나 일반 공중위생상 위험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피부암·점…전문 지식없이 정확한 진단 불가능

2000년대 들어 피부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9년에서 2013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피부암 환자 수가 2배 가까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대한피부과의사회는 “이번 재판 결과에 참담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치과와 피부과는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당연한 논리에도 국민들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게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하게 돼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면 그 때는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 피부과의사회의 입장이다.

피부과의사회는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환자들의 신체적인 손상 외 정신적, 사회적 피해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며 국민 건강과 직결돼 있음을 거듭 경고하고 나섰다.

이상준 기획정책이사는 “지금도 임상에서는 정확한 진단 없이 피부암을 점이나 잡티로 오인해 잘못 치료하는 일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며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실제로 환자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 이사는 “피부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치과의사에게 레이저 시술을 허가하는 것은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는 피부악성종양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식약처가 발행한 ‘의료용레이저 안전사용 안내서’에 따르면 반드시 감별 진단해야 하는 것으로 소개한 ‘피부암’과 최근 치과의사가 광고한 ‘점’의 사진이 다르다.

정찬우 기획정책이사는 “광고 사진은 피부과 전문의의 소견상 절대 단순히 ‘점’ 이라고 속단하고 치료해서는 안 되는 병변의 양상”이라고 분명히 했다.

정 이사는 “국민 보건 영역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피부암에 대한 조기진단과 치료는 환자의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전문가 소견은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말했다.

불법 의료광고까지 하면서 피부재생클리닉이나 지방이식, 신데렐라 주사, 마늘주사 등의 비급여 수익을 올리기 위한 의료행위에 치중하는 것은 비정상이라는 것이다.
 

●교육과정 중요성 간과···치과 내 왜곡된 현상 불보듯 자명 

더욱이 치과의사들에게 피부 진료를 허용할 경우, 그들이 전념해야 할 치과 진료는 소홀히 한 채 다른 영역에 몰리게 돼 왜곡된 현상을 불러올 것이라는 게 피부과 의사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피부에 대한 전문지식과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상준 이사는 “진단 및 치료방법에 대한 심도있는 지식과 경험의 습득은 치료목적이든 미용목적이든 피부에 대한 시술을 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나 치과대학의 교육 과정을 보면 피부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정찬우 이사는 “치과의사 전공의의 연차별 수련 교과 과정에 의하더라도 그 개정·고시 시기를 불문하고 피부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수련 내용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피부과’는 의학의 한 전문 과목으로 치과의사의 전문성이 없는 배타적인 의학 영역이라는 것이 한결같은 설명이다.

그는 “설령 치과에서 피부와 관련된 교육을 시행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교육은 인접 학문에 대한 전문가가 된다는 것이 아니다”며 “치과의사가 피부과 진료를 하기 위해 치과 대학을 진학한 것은 아니지 않냐”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피부 레이저 시술을 위해서는 피부 및 피부과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기초로 한 정확한 진단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락셀 레이저 뺏긴 피부과 대대적 ‘반격’ 

사실 피부과의사회는 현실과 동떨어진 치과의사 프락셀 피부레이저 판결을 우려해 여러 차례 대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막바지까지 안간힘을 썼다.

공청회도 개최했고 의사를 포함한 일반 국민들의 탄원서(연명자 1만5168명)를 재판부에 제출하는 등 전문가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에서 더욱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결국 반기를 들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대한피부과의사회가 구강미백학회 창립을 공식 선언했다.

기존 피부과 교과 과정에 있는 구강 해부, 구강 질환을 포함, 다양한 치료를 위해 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피부과의사회는 “치과의사에게 프락셀 레이저 치료를 허용한다는 대법원 판결에 충격을 금할 길이 없다”며 “이에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로 중지를 모았다”고 밝혔다.

골자는 구강미백학회 창립과 함께 추계학술대회에서 ‘구강미백’ 관련 세션을 준비하는 것을 시작으로 학술 활동을 심화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법원의 판결이 전문적인 배경 지식 하에서 내려진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거듭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실제 지난 보톡스 공개 변론에서 대법관은 ‘실력 있는 구강악안면 치과의사와 갓 면허를 딴 일반의사 중에 누가 더 보톡스를 잘 할 수 있을까’라고 질의한 바 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도 반격에 나섰다.

전국 의대 피부과학교실 교수 일동은 최근 성명을 통해 “기존의 피부과 전공의 수련 과정에 포함돼 있는 구강 해부, 구강 질환 및 다양한 치료를 본격적으로 교육하고 관련된 학술 활동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이들은 “피부암의 경우 조기에 진단하면 90% 이상 완치될 수 있어 최대한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피부과학에 대한 의학적 전문 지식 없이는 진단이 어렵다”고 조목조목 짚었다.

현행 의료법상 교육 및 수련의 정도, 전문지식 및 경험에 있어 차이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특히 “악성 피부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환자 병력과 발생 시기, 병변의 양상, 시간에 따른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이번 판결이 모든 상식을 뒤집었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들은 “4년간 수련 과정을 통해 전문적 의학 지식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충분한 임상 경험을 갖춘 피부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의사들이 담당해야만 하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또한 “비가역적인 흉터를 남길 정도의 심각한 부작용 위험을 지닌 침습적인 시술이기 때문에 오랜 수련과정에서 전문적 교육과 수련을 받은 의사들에 의해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만 받으면 치과의사도 의사 영역을 시행할 수 있다는 논리라면 의과대학에 치과학 교육 과정이 있으므로 의사들이 치과 치료를 하는 것 역시 문제 없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교수들은 “전문가들 역할과 의견을 존중하는 선진 사회와는 정반대로 가는 이번 판결에 대해 심히 우려한다”며 “앞으로 야기될 혼란과 발생될 부작용은 반드시 재판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진료영역 혼동·직역 갈등 증폭시킨 법원 ‘판결’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명지병원, 故 이건희 회장 주치의 이강우 교수(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영입
대전성모병원 김동기·이동창 교수,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최우수 구연상·최우수 포스터상
조재우 교수(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대한골절학회 최다논문상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백현욱·의무이사 오동호·정보통신이사 유소영外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의약품광고심의위원회 위원장 김성진·부위원장 이준희·장춘곤 外
배기수 교수(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제100회 어린이날 옥조근정훈장
이병훈·심재앙 교수팀(길병원 정형외과), 대한골절학회 올해 우수 구연상
남가은 교수(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한국여자의사회 제4회 젊은의학자 학술상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 김성중(조선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최정웅 영경의료재단 전주병원 이사장, 아동보호사업 기금 4000만원
김영주 교수(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제13회 한독여의사학술대상
박찬흠 교수(한림대춘천성심병원 이비인후과), 대한이비인후과학회 학술상
조수진 교수(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제26회 JW중외학술대상
서정건 연세서내과 원장 장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