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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간호사 등 보건의료국시 응시료 '지속 ↑'
국고 지원 턱없이 부족 실정···"인상 언제까지 계속되나" 불만 증폭
[ 2016년 10월 28일 12시 25분 ]

반갑지 않은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의사 국가고시 응시수수료 얘기다.

지난 2009년 처음 도입 당시 50만 원 선에서 책정됐던 의사 실기시험 응시료가 올해는 62만원을 기록했다. 필기시험 수수료까지 합치면 전체 시험 비용은 90만 원을 훌쩍 넘긴다.

의사국시 응시료는 지금까지 꾸준히 매년 2~3%의 인상률을 보여 왔다. 이대로 가다가는 곧 100만 원을 넘어서게 될지도 모른다.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특별히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일까?
 

“실제 지출보다 높은 응시료 걷어 16억 수익 남겨”  

높은 의사 국시 응시료에 대한 문제제기는 종종 있어왔다. 책정 초기부터 그랬다. 2009년도에 실기시험 영역이 새로 생겨 수수료가 51만 원으로 결정되고 나자 비싸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는 변호사시험 응시료가 20만원에 불과한 것을 생각하면 납득하기 힘든 가격이다. 이마저도 로스쿨 학생들 사이에서는 비싸다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사법고시의 경우에는 응시수수료가 5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즉, 법조계 국가고시는 필기와 실기를 합쳐 100만원 가까이를 지불해야 하는 의사국시의 5%에 그치는 셈이다.
그러나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측은 난색을 표한다. 50만 원으로도 운영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실기시험비용 책정 당시에도 표준화환자 교육 및 채점 교수 초빙 등의 인건비로 대부분의 비용이 들어갈 예정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국시원이 벤치마킹한 미국의 실기시험 응시료가 1000달러(한화 110만~120만)에 이르는 것을 고려하면 저렴한 편이라는 언급도 했다.

이후로도 국시 수수료는 계속 상승했다. 2015년에는 필기 30만2000원, 실기수수료 62만원을 기록하게 됐다. 합계 92만2000원에 달한다.

결국 그 해 국정감사에서도 수수료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2015년 국감에서 “산업인력공단 및 금융감독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국가시험 응시수수료는 전년도와 같이 동결됐는데 국시원 국가시험만 직종별로 매년 2~3%씩 인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2015년을 기준으로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변리사·세무사 및 금융감독원의 공인회계사 시험 수수료는 2014년 대비 동결된 반면 국시원의 경우 의사 필기 및 실기·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응급구조사 등 거의 전 직종의 응시수수료가 올랐다.

문제는 인상률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데있다. 남 의원에 따르면 몇몇 직종에서는 시험 시행에 필요한 비용보다 응시료를 더 내고 있었다.

예를 들어, 의사 필기시험 시행 시 국시원의 지출액은 학생 한 명당 27만8000원이다. 그런데 실제 학생들이 지불하는 필기 응시수수료는 29만4000원이었다. 국시원으로서는 의사 국시에 응시하는 학생 한 명당 1만6000원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위생사는 1만5000원, 간호사는 2만4000원, 언어재활사는 5만 원 가량을 시험 지출액보다 더 부담했다. 이를 통해 국시원은 16억의 차액을 남겼다.

이와 관련, 당시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시험 예산에) 실제 드는 것보다 수수료를 많이 내게 하는 것이 고의는 아니겠지만 그 차액을 돌려준 적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또 “돈 없는 학생들에게 밥 먹는다고 만 원씩 걷은 다음 6000원 짜리 밥을 먹인 셈”이라며 “그러면 4000원은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이제까지 돌려주지 않았다. 아니면 예산을 재배정해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았다”며 꼬집기도 했다.
 

운영 규모대비 정부 지원 부족 

그러나 한편으로 90만 원에 육박하는 시험 수수료의 원인이 온전히 국시원에게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실기시험 특성상 다른 국가시험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국시원 또한 지속적으로 예산 부족을 토로해 왔다. 2012년 국시원은 간담회를 열고 “거의 모든 직종이 실기시험이 필요한 상황인데 현재 국시원의 자체적인 예산만을 가지고는 실기 시행이 어렵다”며 정부 지원이 절실함을 피력한 바 있다.

2015년 국감에서도 임종규 당시 국시원장직무대행 겸 사무총장은 “보건의료 26개 시험 과목 중 8개 직종에서는 흑자가 난다. 그러나 나머지 18개 과정이 적자를 내고 있어 이를 충당하는 데 쓰이고 있다”고 해명 했다.

즉, 부족한 예산을 메우기 위해 응시수수료로 수익을 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임 사무총장은 “국시원 운영을 위해 간접비를 최소한 68억 정도는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3개년에 걸쳐 17억씩 확충해 보고자 했으나 기획재정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반영시키지 못했다. 앞으로 통과될 때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시원에 대한 정부 지원은 다른 국가시험 기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남인순 의원에 따르면 변리사 및 세무사 등의 시험 사업을 운영하는 산업인력공단의 경우 정부가 예산의 75.7%를 지원한다. 이로 인해 시험 응시수수료가 5만 원 이내로 책정될 수 있었다.

반면 국시원은 국고지원이 전체 사업예산의 6.0%에 불과해 시험 시행을 위한 직접비뿐만 아니라 인건비 등 간접비용까지 응시료로 충당해야 하는 실정이다.

자연히 부담은 학생들에게 전가된다. 국시원의 재정난으로 인한 짐을 학생들이 고스란히 떠맡는 셈이다. 이는 타 직종의 실기시험이 확대될수록 심화될 것이다.

누적된 의대생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은 실기시험이 책정된 이래 이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최근 개최된 ‘젊은의사 의료정책 콘서트’에서 의대협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의사국시 수수료와 국가시험 응시료의 차이를 비교하며 “왜 국시원의 적자가 의사국시에 응시하는 학생들에 의해 메워져야 하냐”고 비판한 바 있다.

박단 의대협 회장도 “다른 국가고시에 비해 의사 국시 수수료가 너무 높다”며 “응시료가 계속 오르고 학생들의 부담도 커져가고 있어서 걱정”이라고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결국 해결은 정부 보조를 늘리는 방법밖에는 없다.

만약 국시원의 방안대로 정부에서 17억원 상당의 출연금을 받을 수 있다면 국시 응시료는 전 직종에서 평균 10% 내외로 인하가 가능하다. 그러나 예산안이 반영되지 않음에 따라 앞으로도 국시 수수료는 계속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의사 실기시험 수수료가 결정됐던 2009년, 아이러니하게도 법조계 또한 사법시험 응시료 논란이 있었다. 법무부가 2002년부터 쭉 동결됐었던 응시수수료 인상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당초 계획은 10만 원 정도였다. 하지만 각 법과대학 및 사법시험 응시생들의 격한 반대에 부딪쳤다. 결국 법무부는 2009년 당시 3만원이었던 수수료를 5만원으로 올리는 선에서 타협을 봤다.

이는 같은 해 50만 원대로 책정됐던 의사 실기시험 수수료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법무부는 “지금의 응시료로는 늘어나는 적자폭을 메우기 힘들다”며 사법시험의 공공성을 근거로 인상에 반대하는 관계자들을 설득해야 했다.

보건의료인 또한 법조인 등 다른 국가시험을 통해 인정되는 직종만큼 그 공공성이 충분하다. 국민과 사회의 건강을 위해 기여하게 될 의료인을 양성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정부의 지원이다. 

국시원은 예산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국시원법을 제정해 특수법인으로 전환하고 출연금 교부의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최근에는 시험 오류를 줄이고 질을 높이기 위해 컴퓨터화시험도 도입했다. 앞으로 지출액은 점차 늘어날 전망인데 국고지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문정림 前의원은 “응시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많이 내는 직종에서 적게 내는 직종 탓을 하는 등 갈등이 조장되고 있다”며 “부족분은 국고보조를 받을 수 있게끔 만들고 비용이 많이 드는 직종은 그만큼만 분담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해진기자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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