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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上] 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만성질환 유병률도 증가하고 있다. 만성질환 치료에 있어 꾸준한 관리는 필수적이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의사가 환자의 건강상태를 문자 및 전화상담 등을 통해 상시로 관리하는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을 지난 9월부터 운영 중이다. 하지만 당초 신청 의료기관이 1870곳에 달했던 데 반해 실제 운영하는 기관은 저조한 상황이다. 데일리메디는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이 이뤄지는 현장을 직접 방문해 저조한 참여율의 배경에 대해 조명해봤다. [편집자주]
환자 대부분 ‘고령자’로 IT 기기 접근성 낮아
이 시범사업은 평소 환자 상태를 잘 아는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만성질환을 지속 관찰·상담하는 제도다.
고혈압·당뇨 재진 환자가 대상이며, 스마트폰과 전화 등을 통해 관찰하 후 대면진료로 상담을 진행하는 형태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A의원 진료실에 들어서자 한쪽에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만성질환 관리를 받기 위해서는 사업 참여 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4가지 서식을 작성해야 한다.
4가지 서식은 ‘시범사업 참여 신청서’와 ‘개인정보 이용·제공 동의서’, ‘의료기기 대여 신청서’, ‘생활습관 설문지’를 포함한다.
신청 절차에 있어 가장 큰 쟁점은 만성질환 환자가 주로 중장년층부터 노년층에 분포하고 있는데, 이들이 IT기기 접근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시범사업 참여 신청서 중 ‘통신장비’ 항목은 스마트폰, 일반폰, 컴퓨터, 공인인증서 문항을 포함하고 있어 IT기기 이해도가 낮은 환자의 경우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한 개원의는 “‘이것은 어디에 입력해야 하나요’라고 어르신 환자들이 많이 묻곤 한다”며 “만성질환 환자의 연령대가 높다 보니 어려운 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4가지 서식 작성을 완료하고 시범사업 참여 대상자가 된 환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IN’ 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M건강보험’에 혈압 및 혈당 수치 등록을 해야 한다.
인터넷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모두 이용을 위해서는 공인인증서 로그인이 필요하다.
공단은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공인인증서 발급안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기재해 뒀지만 연령대가 높은 환자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다수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M건강보험’을 사용한 한 환자는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공인인증서 실행 창이 뜬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공인인증서를 통한 로그인을 마친 후에는 고혈압 환자의 경우 자가 측정한 혈압의 수축기와 이완기 수치를 입력해야 한다.
그런 후 ‘수치리스트’를 통해 자가 측정한 혈압 수치를 확인하고 혈압 수치가 관리 계획 시 정해진 목표와 다를 경우 ‘정상’, ‘이상’을 구분해 보여줌으로써 환자 스스로 자가 관리를 가능케 했다.
당뇨환자 또한 공복과 식후 2시간에 따라 혈당 측정 수치를 입력하고 자신의 혈당 수치 리스트를 통해 자가 관리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환자들이 기입해야 하는 것도 많고 혈당 및 혈압 등록을 위해 공인인증서가 필요한데 의외로 공인인증서가 없는 환자가 상당수”라고 전했다.
이어 “환자들이 입력해야 하는 항목이 다소 많은 편”이라며 “한 번만 기입하면 크게 상관이 없는데 방문할 때마다 작성해야 해 절차가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혈압계·혈당계 대여 시에도 공인인증서 필요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은 자가 혈압계와 혈당계가 없는 환자에 한해 의료기기를 지원하고 있다. 사업 참여 환자의 만성질환 자가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 신청 서식 중 하나인 ‘의료기기 대여 신청서’에는 환자의 질병에 따라 혈압계, 혈당계, 혈압계와 혈당계 모두 대여 신청이 가능했으며, 대여 기간은 신청일로부터 시범사업 종료일까지다.
현재 의료기기 1차 배분은 지난 10월 21일까지 참여 의사를 등록한 의료기관에 균등 지급됐다. 2차 배분은 11월 18일까지 등록환자 수 등을 반영해 이뤄지며, 3차 배분도 예정돼 있다.
B의원은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에 참여하며 혈당계와 혈압계를 지원받고 있었다.
특히 혈당계의 경우 대여를 기본으로 하는 만큼 이전 환자가 사용했던 바늘에 대한 철저한 소독이 중요해 보였다.
더불어 대여한 의료기기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공인인증서 등록이 필요해 중장년층‧노년층 환자들이 고충이 토로하는 상황이었다.
한 개원의는 “혈압계 및 혈당계 사용을 위해서는 공인인증서 소지를 해야 하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혹은 ‘건강IN' 홈페이지에 등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여 의료기기 내 장착된 블루투스 기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기기 중 블루투스 기능이 지원되는 것이 있고 안 되는 것이 있다”며 “주변 환경에 따라 블루투스가 잘 작동하지 않아 환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현재 시범사업 기간 중 혈압‧혈당 측정 정보를 60% 이상 전송한 환자 등에 한해 의료기기 무상지급을 하고 있지만 목표치 이하로 전송하거나 시범사업 중도 포기자에 한해서는 의료기기를 회수하거나 반납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기기 회수 기준을 설명하는 안내 문구가 다소 과격해 환자로부터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재 의료기기 분실 및 훼손 시 관리기준으로 ‘중도포기자 및 사업종료 시점 의료기기를 미반납한 환자 중 의료기기를 분실‧훼손하고 부득이한 사유로 변상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 대여환자가 공단 지사 방문, 분실신고서 및 조서 작성 제출’이라고 명시돼 있다.
또 다른 개원의는 “환자들에게 의료기기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니 소중히 다뤄줬으면 한다고 부탁하고 있는데 공단의 안내문은 다소 협박성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