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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미약품 사태로 제약업계 신뢰도가 하락하자 한국거래소는 제약사에 기술수출 계약 내용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제약업계는 계약을 체결한 상대방이 구체적 내용을 밝히길 원치 않는 경우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어 예외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악재 공시까지 규정화한다면 의약품 개발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술 도입이나 관련 사항을 자율공시에 맡기고 있었지만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계약 내용, 계약 해지 시 반환금 등에 대한 설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명문화 하겠다"고 밝혔다.
마일스톤 계약은 기술 수출 시 일부의 금액만 계약금으로 받고 나머지 금액은 임상 단계별로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임상 시험 결과 등 변수가 많은 제약사의 경우 마일스톤 형식으로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논란이 된 한미약품 사례 역시 마일스톤 계약으로, 공시한 금액은 전체 8500억원이었지만 계약 해지로 700억원 가량만 받게 돼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줬다는 지적이 있었다.
현행 공시 시스템에서 마일스톤 계약의 경우 기재된 계약액을 모두 수주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한미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구체적 계약 내용과 해지 시 받게 되는 금액을 명시해 혼란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약업계는 이번 한국거래소의 공시 강화 주문이 한미 사태로 떨어진 신뢰도를 회복하고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계약을 체결할 때 보안상 이유나 기업 간 이뤄진 세부 계약 조항까지 알려지면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 예외 규정을 둬 비밀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未)실현 이익 규모를 밝혀야 하는 것도 부담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계약을 체결한 파트너사가 계약 내용을 밝히고 싶어 하지 않는 경우”라고 전했다.
계약을 체결하고 나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제도가 도입되면 어쩔 수 없이 계약 내용을 밝혀야만 하기 때문에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본사 측에서 다양한 이유로 계약의 세부 내용을 밝히길 꺼리는 경우 사실 관계만 공시하고 금액은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공시 강화 제도는 제약사 신뢰도를 위해 도입되는 만큼 앞으로 임상실패 등 악재 관련 공시도 명문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악재를 공시하는 것은 제약사에 큰 부담이어서 신약 개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임상에 돌입했다는 사실은 자율적으로 공시하고 있었지만 임상실패 등 좋지 않은 내용은 공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악재 공시도 명문화 된다면 신약 개발 부담감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