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개발은 미래 산업을 이끄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평가받을 만큼 잠재력이 큰 분야다.
하지만 신약개발 과정은 그야말로 험로 그 자체다.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인체에 안전한지, 효과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거치면 최소 10년 가량 소요된다.
그 가운데 신약개발 과정 중 비임상(전임상) 단계의 개발을 하는 비임상개발센터가 문을 열었다. 신약후보 물질 적합성 검증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센터다.
서울아산병원 손우찬(병리과) 비임상개발센터장은 24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신약개발 회사의 연구자들과 함께 직접 독성 개발에 참여하는 장(場)을 펼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임상시험은 ▲전임상 시험(화학합성이나 천연물 추출 등의 신물질 탐색을 거쳐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단계) ▲임상 1상(20~80명 정도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을 시험하는 단계) ▲임상 2상(100~200명을 대상으로 적응증을 탐색하고 최적용량을 거치는 단계) ▲임상 3상(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관찰하는 단계)을 거쳐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게 된다.
하지만 비임상 시험의 활성화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신약개발 역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 가운데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바이오의료기기 산업핵심기술 개발사업의 신약 실패율 감소를 위한 사전예측평가 플랫폼 구축 및 서비스 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손 교수는 “진정한 신약개발이 이뤄지려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며 “비임상 개발에 주목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왔다”고 환기시켰다.
사실 임상시험에 투입되는 연구비는 수 백 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을 넘는다.
그럼에도 신약개발에 전력을 쏟는 국내 제약회사들의 규모가 다국적제약사에 비하면 크지 않고 경험도 많지 않다 보니 신약개발 후보 물질만으로는 높은 기술력과 가치를 축적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 주소다.
손 교수는 “신약개발에 있어 수많은 경험과 노하우는 필요충분조건임에도 신약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 든지 오래되지 않다보니 수많은 한계점이 노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해 온 서울아산병원은 국내외 전문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성 평가 계획 수립부터 시험결과의 해석, 전략적인 개발 여부 결정에 이르기까지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손 교수는 “지금까지 소위 ‘노하우’라고 불리는 비임상 개발 기술은 거대 제약회사의 전유물로만 여겨졌고 신약개발의 큰 장벽으로 인식됐다”며 “지금이라도 머리를 맞대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과제를 통해 독성개발 기술 부족으로 인한 약물개발 비용과 소요시간을 줄여 성공률을 높일 것”이라며 “단기간 내 개발기술을 신약개발 분야로 이전하고 정착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비임상 시험 평가 과정을 효율적으로 구축하면 결과를 빨리 예측할 수 있다. 개발 과정에서 실험동물 등을 이용해 독성 등을 평가하는 비임상 시험은 국내 제약 등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견인하는 필수 핵심 기술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비임상 시험 기술이 뒷받침돼야 제품의 해외시장 진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분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비임상 시험이 개발 과정에서 실험동물 등을 이용해 독성 등을 평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독성 전문가들이 충분히 배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손 교수는 “학회에서 세부적으로 교육을 받는 전문가도 많고 보통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개개인이 회사로 찾아가 교육을 받는 상황”이라며 “다행히 최근에는 이 분야에 지원하는 대학원생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임상센터를 전문교육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나섰다.
손 교수는 “비임상 개발 기술은 다방면의 의학지식이 필요한 분야다. 임상경험이 풍부한 만큼 신약개발에 직접 참여할 뿐 아니라 산업계 재교육 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