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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제도적 기틀을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의료현장에서는 오히려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주관으로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호스피스완화의료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말기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의 하소연이 터져 나왔다.
[左]국립암센터 장윤정 과장 [中] 고대구로병원 최윤선 교수 [右] 서울성모병원 라정란 팀장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최윤선 이사장(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사진 中]는 “제도권에 들어온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 구체적인 정의도 못내리고 있다. 내년부터는 비암성 말기환자까지 대상이 늘어나지만 제도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안정적 제도 운영을 위한 시간을 염두하지 않고 있다. 간호사 인력도 턱 없이 부족하고 각 질환별 진료지침이 명확하게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 도입만을 우선시 하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특히 “연명의료 중단으로 불필요한 의료비를 줄인다는 개념을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입해서는 안 된다. 비용만을 두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말기환자의 마지막을 돌본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을 준비하는 여유"
“대부분의 암 환자가 대형병원에 들려 희망이 없다는 진단을 받으면 검증되지 않은 치료 등으로 소중한 삶의 마지막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이 시간을 줄여야 한다. 활성화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가톨릭호스피스협회 라정란 회장(서울성모병원 완화의료 팀장)[사진 右]은 “말기환자들은 통상 큰 병원을 방문한 후 요양병원에 머물다 삶의 막바지가 돼서 다시 큰 병원으로 돌아오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에 들어온 환자의 잔여 생존기간은 보통 1~3개월 정도로 이들이 삶의 종착역에 잘 도착할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부족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중앙·권역 호스피스센터에서 말기환자를 적극 파악해 각 기관에 적절히 분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라정란 회장은 “빅5 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에 시급하게 자문형 호스피스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가정형 제도 역시 병원별, 지역별 연계 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노인장기요양보험처럼 가족 휴가 보장 등의 제도도 필수적이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대상을 환자에서 가족으로 그 범위를 넓히는 인식 제고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전달체계 개편 중요성
“호스피스 완화의료 체계가 잘 구축된 나라들은 급성기 병상을 줄이고 있다. 말기환자들이 편안하게 삶의 마지막을 보낼 수 있는 병상을 늘리고 있는 셈이다.”
국립암센터 장윤정 호스피스완화의료사업과장[사진 左]은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급성기 병상이 늘어나는 국내 현실과 달리 해외에서는 정반대의 방향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급성기, 아급성기, 만성기 등 의료전달체계를 명확하게 구축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과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연계하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국내 의료 현실에서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제도 자체가 별도의 개념으로 정립되고 있어 활성화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장윤정 과장은 “병원별로 역할을 규명하고 완화의료 서비스를 위한 ‘롱텀케어’에 집중할 시기다.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교통정리가 선결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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