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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법안이 잇따라 나오자, 의료계 내부에서는 “과도하다", "꽃뱀 양산 법안이다”라는 등의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여성가족부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성범죄자가 아동 및 청소년 관련기관에 최대 30년간 취업하지 못하게 하는 게 핵심골자다.
앞서 지난 4월 헌법재판소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취업을 일괄적으로 10년 제한한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자 범죄 경중에 따라 취업 제한 기간을 차등화해 다시 입법예고한 것이다.
이 개정안은 ▲3년 초과 징역·금고 선고시 최대 30년 ▲3년 이하의 징역·금고 선고시 최대 15년 ▲벌금형 선고시 최대 6년 등을 취업 제한 차등 기준으로 뒀다.
또 국회에서는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고 면허 재교부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도 지난 12월8일 발의됐다.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은 “의료인은 환자 생명과 건강을 수호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특성상 수술·마취 등 항거불능 상태에 놓인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아 의료인과 환자 간 신뢰 형성 및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개정안은 의료인의 사회적 책임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의료계의 시선은 달갑지 않고 오히려 반발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의사들은 "직업에 대한 자괴감이 커지고 있다"고 답답함을 피력했다.
특히 아청법 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 모두 진료현장이 아닌 곳에서 성범죄에 연루된 의사들까지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점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조영대 정책이사는 “수면내시경 환자 성추행사건 등 의료계 내부의 나쁜 선례로 인해 이런 법안이 나오게 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고 또 반성해야할 부분이라고는 생각한다. 그런데 해당 법안이 합당한 지를 생각하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 법안 모두 진료 중 상황뿐만 아니라 진료 이외의 상황까지 끌어들였다”며 “특히 ‘벌금형 선고시 최대 6년 취업제한 조항’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과잉처벌로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조 이사는 “이미 헌법재판소가 일괄적으로 취업을 제한한 것에 대해 위헌이라고 결정내리지 않았냐. 이 조항도 같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게다가 벌금형은 약식기소로 나온다. 사소한 것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기도 하다(잘못을 안했다는 것은 아니지만)”며 “형을 받았는데 취업을 제한하고 면허까지 취소하는 식은 이중처벌, 과잉처벌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되레 꽃뱀 양산 법안일 될 듯하다”며 “정상적인 진료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소재 종합병원 기조실장은 “의사들 사이에서는 ‘무고죄’를 공부해야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법안이 실효성을 갖게 되면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건에 나도 연루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한의사협회도 기자회견 등을 통해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의료영역에서 정당한 의료행위와 성범죄 간 구분이 어려운 점도 있거니와 정당한 의료행위임에도 환자의 주관적 수치심으로 인해 벌금형을 받을 개연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의협 추무진 회장은 “의료행위는 환자에 대한 침습을 기본적인 전제하고 있으며, 의료인이 환자와 접촉하지 않고서는 행할 수 없는 행위가 대다수라는 것을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아동·청소년에 대한 진료를 하지 않는 의료기관에 취업하는 것 마저 막아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성범죄 전력만으로 그가 장래에 동일한 유형의 범죄를 다시 저지를 것을 당연시해 성범죄 전력자 중 재범 위험성이 없는 자의 기본권에 과도한 제한을 초래하고, 성범죄 전력이 있지만 10년기간 안에 재범의 위험성이 해소될 수 있는 자들에게 과도한 제한’이라고 판단해 지난 4월 아청법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성범죄를 저지른 자들이라 하더라도 개별 범죄의 경중에는 차이가 있고, 이는 재범 위험성도 마찬가지’이며 ‘성범죄 전과자 취업 제한에 있어서 재범 위험성과 정도에 관한 구체적인 심사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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