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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이 되는 표준을 일컬어 흔히 ‘기준’이라고 한다. 이 기준을 초과하면 과잉, 적정한 범위 이내면 평균이며 기준 미만이면 ‘미달’이라 부른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기준’과 관련된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바로 ‘과잉진단’ 관련 내용이다. 의사의 주관적 판단과 양심에 기인하는 진단 기준을 놓고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는다. 의료계 내부적으로 ‘과잉’이라는 기준을 바라보고 있는 시선에 대해 조명해봤다.
과잉진단 논란 '갑상선암' 수술 감소 추세
국내 갑상선암 수술 건수가 최근 5년 30% 이상 감소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공개한 ‘2015년 주요수술 통계연보’에 따르면 상위 15위 내 다빈도 수술 중 갑상선 수술이 2010년 대비 30.9%로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선암 수술은 2010년 4만847건에서 2011년 4만4234건, 2012년 5만1513건, 2013년 4만8948건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보였지만 2014년 3월 이후 과잉진단 논란이 일면서 2014년 3만7162건, 2015년 2만8214건으로 줄었다.
실제 그동안 의료계 내에서는 갑상선암 진단 기준을 놓고 설전이 오갔다.
국내 갑상선암 환자 증가를 두고 지난 2014년 3월 일부 의사들은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를 구성해 갑상선 초음파 검사 중단을 주장했다.
연대 구성원으로 활동했던 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 진단검사의학과 홍영준 교수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폭발적 증가세의 주원인이 첨단장비를 동원해 미세한 암까지 적극 찾아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잉진단·치료의 심각성이 국민들에게 실제보다 작게 느껴지는 이유는 ‘어떤 암이든지 조기진단이야말로 절대적으로 유용한 것이다’라는 맹신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갑상선암 과다진단 논란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기도 했다.
국립암센터 류준선 갑상선암센터장은 “조기 발견해서 치료하면 문제가 될 10% 정도의 환자를 미리 치료한다는 의미가 있는 반면 90%는 불필요한 치료를 받게 된다는 게 공공의료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립암센터 이진수 박사 연구팀은 2010년 시행한 ‘갑상선암의 역학적 특성조사’를 바탕으로 1999년 대비 2008년 갑상선암 발견 경로에 따른 증가추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갑상선암 발생률 증가의 90% 이상은 2cm 미만 암세포 발견에 의한 것이며 주로 검진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류준선 센터장은 “극소수지만 검진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갑상선암을 발견해 생명을 살리는 경우도 있다”며 “환자들이 원해서 검사를 하는데 법으로 막을 수 없는 만큼 일상적 검진을 줄이도록 권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갑상선암은 일반적으로 진단받고 사망하기까지 20년 정도 걸리는 등 위험성이 낮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초음파·조직검사 건수가 줄었다”고 덧붙였다.
“불분명한 '과잉' 진단 판단”
최근 갑상선암에 이어 유방암도 과잉진단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시끄럽다.
지난 10월 의학사이트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미국 다트머스의대 길버트 웰치 교수팀이 의료기기 과잉 공급으로 위험 없는 작은 종양에 대한 진단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과잉’ 진단 기준을 두고 의료행위를 시장논리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크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김승진 회장은 “의료는 시장 논리로 풀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의사 개개인의 양심에 맡길 문제인데 과잉진단 논리를 펼치는 것은 의료인을 불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도 이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물론 시장 논리가 필요한 경우가 있겠지만 의료행위는 생명이 좌우되는 문제이기에 함부로 언급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기준의 상대성을 바탕으로 ‘과잉’ 진단 논란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노만희 회장은 “교과서와 심평원의 기준이 다르다”며 “일례로 주지 않아도 될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은 과잉진료가 되지만 의사들의 임상적 판단과 보험기준이 달라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약의 경우도 적응증 유무에 따라 삭감 여부가 결정된다”며 “개원의 입장에서 교과서적인 진료행위까지 과잉으로 본다면 의사들이 억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잉진료 논란으로 방어적 치료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대한도수의학회 김용훈 회장은 "환자에 대한 진단·검사를 누락하면 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방어적 치료가 확산되기도 한다"며 "방어진료도 과잉진료로 판단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과잉진료 기준은 의료진의 주관적 판단에 기인한다”며 “과잉진료가 아님에도 일부 기관에서 과잉으로 몰고가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 의료계 인사는 “과잉이라는 기준을 판단하는 데 주관적 내용이 많다”며 “논의의 소재가 많은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잉진료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갑상선암 역시 0.5cm 낭종이 발견됐을 경우 일부 의사는 놔둬도 된다고 판단하는 반면 환자들은 불안한 마음에 검사를 원하므로 과잉에 대한 판단은 애매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