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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하면 '안전' 보호자와 하면 '낭패'
의료소송 병원들, 합의하고도 명암 엇갈려..."피해 당사자 원칙"
[ 2016년 12월 13일 11시 44분 ]

소송을 피하기 위해 합의한 두 대학병원의 희비가 엇갈렸다. 환자 본인과 직접 합의한 병원은 소송을 면한 반면 보호자와 합의한 곳은 10배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부장판사 정은영)는 환자 A씨가 B대학교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각하했다.


A씨는 요통 및 하지통으로 B병원에 내원해 2012년 9월 17일 추간판 협착증 치료를 위해 수핵제거술을 받았다.


그런데 수술 이후 시행한 추적검사에서 제1번 천추 부위의 고정 나사가 척추관으로 빠져 들어간 게 확인됐다. 의료진은 3일 후 사방향 교정 및 재삽입술을 시행했고, A씨는 4년 넘게 B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수술 당시 집도의는 뼈가 기형이고 이런 뼈를 처음 수술한다는 설명은 하지 않았고, 수술 이후 전신에 심한 장해 및 후유증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B병원은 소송을 무마시키기 위해 올해 8월5일 A씨와 서둘러 합의했다. 주치의를 변경해 12월31일까지 회복을 위한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수술과 관련한 입원진료비 전액과 74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합의 후 진행 중인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해 추후 일체의 민형사상 제소 및 민원을 제기하지 않고 어떤 법률적 책임도 묻지 않기로 했다.


재판부는 "당사자가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한 이상 소송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판시했다.


반면 환자가 의식이 있어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데도 본인이 동의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보호자와 합의한 병원은 소송에서 패소했다.


D대학병원은 교통사고 환자인 C씨에 대해 개두술 및 뇌동맥류 경부 결찰술을 시행했다. 수술 직후 환자가 두통을 호소하고 동공이 확장되자 뇌지주막하출혈을 의심해 2차 응급수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환자는 2차 수술 후 우측 중대뇌동맥에 급성 뇌경색 증세를 보였다. 11일 간 혼수요법을 받은 후 일반 병실로 옮겨졌으나 다시 혈압 상승과 의식 저하가 나타나고 CT 검사상 뇌출혈 소견을 보이자 3차 수술을 했다.


C씨는 몸 왼쪽이 마비됐고, 정신 기능에도 문제가 생겼다. 미각 및 후각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D병원은 C씨의 부인과 합의서를 작성했다. 위자료로 6100만원을 지급하는 대신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고 언론에 알리거나 집회 및 시위를 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이었다.


합의서를 작성한 이후 D병원은 위자료에서 진료비 2583만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3517만원을 지급했다. C씨는 퇴원 후 다른 병원을 옮겨다니며 치료를 받았다.


합의에도 불구하고 C씨는 1년 후 9억원 상당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부인에게 대리권을 부여한 바 없어 합의가 무효"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D병원은 소송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C씨 합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6억원 배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장애를 입은 C씨는 병원에 대한 적개심이 컸는데 위자료를 받고 모든 권리를 포기해야 하는 것을 알았다면 합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C씨 부인은 환자 본인의 도장과 신분증만 가져왔을 분 위임장 등 대리권을 증명할 서류를 가져오지 않았다"며 "C씨가 합의에 동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성미기자 ksm674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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