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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활동중인 글로벌제약사들이 모인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가 그동안의 폐쇄적 모습에서 벗어나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제약계에 따르면 KRPIA는 올해 암젠, 샤이어, J&J 등이 가입하면서 처음으로 40곳이 넘는 회원사를 보유, 외형적 성장을 거뒀다.
예산 규모도 1년 3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아직 자체 수익사업을 하고 있지 않아 이는 모두 회원사 회비로 충당된다.
커진 규모에 걸맞는 KRPIA의 행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1999년 출범 이후 비공개를 고집해온 정기총회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내부적으로 매달 개최되는 각 위원회와 이사회를 통해 정책, 이슈에 공동대응하고 예산, 경영방향 등이 공유된다고 하지만 외부에는 이마저도 알려진 바가 없다.
KRPIA는 그동안 1년에 두 차례 정기총회와 임시총회를 개최해 왔다. 하지만 사업계획, 예산집행 등 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제약협회(KPMA)를 비롯한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 등이 매년 정기총회를 공개하고, 각 절차에 투명성을 더해가는 사실과도 대비된다.
각 회원사에서도 KRPIA 담당 실무자만이 회의에 참석, 소통하고 있을 뿐 일반 직원들은 KRPIA가 다국적 제약사들을 위해 어떤 일을 진행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회원사 및 관련 업계에선 KRPIA가 정기총회 공개를 통한 투명한 회무 진행을 알리면서 향후 더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관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다국적제약사 A사 임원은 “각 회사의 매출과 비례에 회비가 납부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제약협회와 달리 경영자가 대부분 글로벌에서 임명돼 임기가 있다 보니 KRPIA 활동에 큰 관심이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B사 관계자는 “KRPIA가 우리의 이익을 대변해 적절한 활동하는지 여부에 의문이 생기는 것은 폐쇄성 때문”이라며 “이는 국내 산업발전에 기여보다는 이익을 올리는데 급급한 것처럼 다국적사들이 비춰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개선 요구에 대한 KRPIA는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내부 회의를 통해 내년부터는 총회를 공개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김성호 KRPIA 전무는 “협회 활동을 공유하고 대외적으로 알리자는 취지는 좋다”면서 “자체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 조만간 위원회에서 논의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KRPIA 이상석 부회장은 “그 동안의 관행 때문에 정기총회 공개의 필요성을 생각치 못했다”면서 “이미지 개선과 함께 우리의 사회공헌 및 기여 등을 외부에 적극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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