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 주요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가 실손보험료를 최대 30% 가까이 올렸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 일환으로 비급여 가격 공개 및 표준화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보험업계가 외려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보험업계는 지속적인 손해율 증가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지만 보건당국 및 의료계는 보험료 인상률과 손해율 사이의 연관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 손해율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최근 손해보험협회가 제공한 주요 손보·생보사의 2017년도 1월 1일자로 변경된 실손의료보험 인상률을 40세 남녀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적게는 8%에서 많게는 29%까지 올랐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많이 오른 상품은 롯데손해보험의 무배당 표준형 실손의료보험이다.
40세 여성 가입자의 보험료는 1만5953원이었으나 올해 2만2404원으로 28.79% 올랐다. 남성은 1만2960원에서 1만6743원으로 22.59% 증가했다.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도 남성의 경우 각각 20%와 21%, 여성의 경우 19%와 18%넘는 보험료 인상률을 보였다.
생명보험 가운데는 올해 농협생명이 27.43%의 큰 인상률을 나타냈다. 미래에셋 실손의료보험도 남성 가입자는 작년보다 20% 더 오른 보험료를 내야 한다. 여성의 경우 14%가 증가했다.
2016년도 초에도 각 보험사는 많게는 40%넘게 실손보험을 인상해 왔다. 이 같은 대대적인 인상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는데도 일조한다.
"과잉진료·의료쇼핑 우려되지만 객관적 검증 필요"
그 동안 보험업계는 기존 실손보험의 경우, 보장 영역이 방대해 과잉 진료나 의료쇼핑을 유발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실제 보험금 청구를 많이 하는 상위 청구자 10%에게 전체 보험금의 50∼60%가 쏠리고, 이들의 도덕적 해이가 전체 의료비를 증가시켜 공공 보험인 건강보험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요지다.
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은 122.1%까지 올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양대 예방의학교실 신영전 교수와 한양대 건강과사회연구소 김관옥 연구원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실손보험에 가입한 사람의 연간 의료비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64만원 많았다"고 밝혔다.
건강보험 재정도 실손보험 가입자에게는 약 31만원이 더 투입됐다. 소득과 건강 등 외부 요인을 제외하고 통계적인 분석을 거친 결과에서도 실손보험은 진료비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보험업계는 지속적인 손해율 증가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며,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비급여 진료가격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거쳐 적정 시장가격을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료 인상률과 손해율 사이의 연관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손해율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손보험과 관련, 보건복지부 이창준 보험정책과장은 “과잉진료 문제에 있어 표준 진료지침이 마련될 필요가 있으나 손해율의 적정성 또한 객관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갖춰져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서인석 보험이사도 “보험사에서는 수익보험료를 기준으로 한 손해율을 언급하고 있으나 사업비 지출을 제외하면 보험료 지급률은 102%~104% 정도”라며 “실질적으로 통계 숫자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가입자 혜택을 줄이고 비급여 가격을 통제하며 보험사 순이익을 올리는 식의 해결보다는 진료의 양적 측면을 제어하고 제도를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