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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의사 '닥터 왓슨'이 국내에서 첫 암 환자를 진료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해 12월 5일 인공지능 암센터에서 IBM의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활용해 대장암 3기 환자를 진료했다.
첫 진료 이후 매주 20여명의 암환자가 인공지능 암센터를 찾고 있다. 현재 왓슨은 대장암, 직장암, 유방암, 폐암, 위암 등에만 적용된다.
조만간 자궁경부암과 난소암 진료를 시작하면 올해 말까지 전체 암의 85%를 커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매년 병원에 내원하는 5만 명의 환자 중 1만 2000명에게 인공지능 기반 암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길병원의 목표다.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인공지능기반정밀의료추진단 이언(신경외과)[사진] 단장은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으니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왓슨 도입으로 환자들은 이전에는 도외시됐던 '알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왓슨은 암 진료 방식을 180도 바꿔 놨다. 환자는 더 이상 의사 권위에 100% 의존하지 않는다.
의사는 왓슨이 근거 기반으로 점수를 매겨 제안한 치료법과 국내 가이드라인을 비교해 환자와 함께 최적의 치료 계획을 세운다.
최적의 치료법을 찾았는데도 국내 급여 기준과 맞지 않아 적용이 어려운 경우 의사는 환자에게 차선책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이언 단장은 "환자가 최적의 치료법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다르다“면서 “글로벌 기준과 국내 기준의 불일치가 일어나면 급여 기준에 개선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이뤄지고 있는 치료법이 한국에 도입되는 시기가 빨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글로벌 기준과의 '시차'를 앞당길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왓슨은 ‘트리거 포인트’일뿐 의료시스템 전반의 개혁이 함께 이뤄져야한다”며 "왓슨을 활용해 특정 면역항암제가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선별해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하고, 의료비 전반을 면밀히 분석해 적재적소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 신뢰 높여 의료전달체계 개선 대안 부상"
암환자들은 치료를 받기 전 보통 2~3개 병원을 돌아다닌다. 어떤 치료법이 최적인지 확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왓슨은 ‘병원 쇼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근거 기반의 의사결정을 통해서다.
왓슨은 미국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 암센터(MSKCC)에서 5년째 교육을 받고 있다. 의학학술지 300여 종과 의학교과서 200여 권, 1500만 페이지가 넘는 전문자료를 습득했다.
새로운 논문이 발표되면 실시간으로 정보가 업데이트된다. 최신 정보와 MSKCC 종양학 전문의들의 노하우가 왓슨의 의사 결정에 반영되는 것이다. MSKCC 전문의가 추천하는 치료법과 왓슨의 제안은 90% 이상 일치한다.
문턱을 낮춘 MSKCC 수준의 암 치료는 단 시간 내에 병원의 신뢰도를 높였다. 실제 '빅4' 병원에서 길병원으로 치료를 받으러 오는 역전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왓슨을 통한 의료전달체계 개선의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이언 단장은 “당장 수가를 받고 환자 수를 늘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병원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 환자는 몰려든다. 값을 매길 수 없는 무형의 가치를 얻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탈집중화가 이뤄져야 비용은 줄이고 의료 질은 향상시킬 수 있다"면서 "의사 1인당 환자 200명을 보는 구조는 폐해가 크다. 정확도가 높은 왓슨이 악화일로 치닫고 있는 암환자 서울 집중 현상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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